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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자녀 둔 학부모 “그래도 셧다운제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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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인 큰 애는 게임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중 2인 둘째도 병원 예약을 해두고 기다리는 상태고요… 전 지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중독을 막기 위한 대안이 셧다운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시행에도 반대합니다.”

가정사를 밝히는 김혜정씨(사진)의 목소리는 떨렸다. 병원치료 중인 큰 아들을 언급할 때는 슬픔에 몸을 떨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셧다운제 시행에 대해 반대했다. 그녀는 두 아들이 게임에 중독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을 게임 자체가 아닌 자식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자신에게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27일 문화연대와 청소년인권단체 주최로 열린 청소년 게임이용법 개정 연속토론회 3차에 참석해 게임중독 진단을 받은 아들들을 치료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담담하게 밝혔다.

“게임에 빠져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많이 혼냈고 못하게도 수십번 막았어요. 학교도 가지 않는 아이 때문에 마음 고생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애 아빠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애한테 체벌을 가했고 저도 옆에서 거들었습니다.”

김씨는 아들과 함께 병원에 갔고 과몰입을 막기 위한 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식들과 못했던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루는 게임이 그렇게 좋냐고 물었죠. 그런데 답이 뜻밖이었어요. 밤 새서 할만큼 재미있지는 않다는 겁니다. 그럼 왜 그랬냐고 다시 물었어요. 애가 하는 말이 ‘공부 좀 잘 할 줄 알았다’고 했어요. 열심히 공부하는데 그만큼 성적은 안 나오고, 자신이 무능한 것 같고 부모의 기대에도 부합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게임을 하면 그 순간 만큼은 그런 걸 잊어버리니까, 그걸 잊어버리기 위해 그렇게 게임을 했답니다.”

김씨는 울면서 아이 손을 붙잡고 성적에 대해서 고민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리고 게임도 줄이자고 했다. 아들은 처음으로 자신을 이해해 주는 엄마의 말에 ‘꼭 그러겠다’고 약속했고 증상도 나아지고 있다.


그녀는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을 컴퓨터 앞으로 떠민 건 부모들”이라며 “솔직히 말해 애들이 밤새 공부한다고 해도 이를 막고 자라고 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청소년의 수면권 보장을 위한 셧다운제 실시는 잘 포장된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에게 ‘무조건 게임 하지 마라’는 요구는 오히려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아이들로 하여금 게임에 더 몰입하게 만든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중학교 들어서 성적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성적이 가시적으로 드러나면서 부모들이 본격적으로 아이들을 관리하기 시작하고 아이들도 학업 스트레스와 부모의 잔소리를 피해 더욱 게임에 몰입하게 되면서 게임과 성적 및 갈등의 악순환이 고착됩니다. 왜 얘가 게임을 하는지 그 원인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김씨는 셧다운제 반대 이유를 ‘자식들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우리 아이가 밤늦게 공부하고 독서를 할 수 있듯이, 게임을 하고 싶으면 게임을 하기를 원합니다. 고단한 하루를 정리하며 혹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혹은 낮은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늦은 밤이라도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을 해야 한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하게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이러한 것이 불가능해지고, 아이들은 결국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야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내 아이가 불필요한 법 때문에 잠재적 범죄자가 될 상황을 배제하고 싶다는 설명이다.

“엄마인 제가 원하는 것은, 우리 아이가 자정 이후에 잠도 자고, 밤새워 친구와 수다를 떨고, 날 새워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듯이, 원한다면 범법자가 된다는 자책감 없이 편하게 게임으로 가끔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를 바랍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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