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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A 아만전사 카르고 <1> - 발렌시아드 연맹, 아케니아 혈족을 발견하다(1)

발렌시아드 연맹, 아케니아 혈족을 발견하다(1)

얼음에 덮인 봉우리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다. 감히 기어오를 엄두를 내지 못하게 만드는 험준한 절벽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었고 태곳적에 생성되어 한 번도 녹지 않은 만년설이 대지를 완전히 뒤덮고 있다. 피조물의 발길을 거부하는 험준한 지형 사이로 멀리서 보면 마치 실지렁이처럼 보이는 좁은 소롯길이 보일 듯 말 듯 드러나 있었다.
그곳을 조심스럽게 지나치는 일단의 무리가 있었다. 선두에 선 자들은 잘 제련된 금속 갑옷을 입고 말에 탄 기사들이었다. 은백색 투구 아래 안면을 보호하는 바이저 아래로 무성한 수염과 굳게 다문 입술이 자리했다. 그들이 든 방패에는 남부에서 가장 강력한 영주인 에드워드 후작가의 문장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 뒤로 세 대의 마차가 뒤따랐다. 마차 위에선 하늘하늘한 로브를 입은 여성들이 눈빛을 빛내며 굽이굽이 드러나는 절경을 감상했다. 마차 뒤에는 백여 명의 병사들이 방패와 긴 창을 들고 질서정연하게 행군하고 있었다.

얼마간 행군했을까? 선두에 선 말 한 필이 발을 헛디뎠다. 모래 아래 미끄러운 얼음이 깔려 있는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가가가각!'

균형을 잃은 말이 절벽 쪽으로 미끄러졌다. 절벽 아래는 까마득한 허공이 펼쳐져 있다. 떨어지면 뼈조차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사실을 파악한 기사의 얼굴이 검게 죽어 들어갔다.

'끝장이야!'


바로 그때 누군가가 그의 말고삐를 잡아챘다. 휘청거리던 말이 겨우 중심을 잡고 대열로 돌아왔다.

“조심해. 이곳에서 떨어지면 시체조차 수습하지 못한다.”

말고삐를 잡아챈 자는 당당한 덩치의 기사였다. 화려한 투구를 걸친 그는 대열에 속한 기사들의 우두머리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기사가 고개를 숙였다.

“가, 감사합니다. 대장님.”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우두머리가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뒤따라오던 동료들에게 주의를 준 뒤 다시 대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 탄 기사들 바로 뒤를 따라가는 마차에는 단 한 명의 사람이 타고 있었다. 그 뒤의 마차에 마법사나 정령사로 추정되는 여성들이 가득 타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매우 여유 있는 모습이다. 홀로 마차를 독차지한 자는 콧수염을 멋있게 기른 50대 초반의 중년인이었다. 몸에 걸친 화려한 복장은 그가 높은 신분의 고위 귀족임을 알려주었다.

카이센 에드워드 후작. 그는 아룬 대륙 남부에 자신의 영지를 가지고 있는 대영주이자 유사인종들의 동맹체인 발렌시아드 연맹에서도 상당히 높은 직위를 지닌 중요인물이었다. 그런 고귀한 신분의 에드워드 후작이 그리 많지 않은 호위를 거느리고 오지 중 오지인 이곳을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일 년 내내 눈과 얼음이 녹지 않는 척박한 땅이었다. 과거 얼음 거인들의 지배하에 놓였던 땅으로 오랫동안 인간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은 지역이었다. 그 사실을 떠올린 에드워드 후작이 조용히 창밖을 내다보았다. 험하긴 했지만 쉽게 찾아보기 힘든 절경임에는 분명했다. 그의 입술이 벌어지며 중후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경치가 매우 아름답구려. 부하들은 힘들겠지만 말이오”

놀랍게도 그의 앞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그렇습니다. 쉽게 볼 수 있는 경치가 아니군요”

에드워드 후작의 앞에서 무언가, 아니 누군가가 대답했다. 언뜻 보면 봉제인형처럼 생긴 조그마한 체구의 동물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인형 따위가 아닌 살아있는 생명체, 바로 포포리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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