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드 연맹, 아케니아 일족을 발견하다(7)아케니아 혈족이 모두 떠나가고 파야곤만이 홀로 남겨졌을 때 그는 마침내 행동에 나섰다. 파야곤은 그동안 몰래 주워 모은 얼음 거인들의 아티팩트를 배낭에 집어넣은 뒤 최후의 전사가 갇혀 있다는 광산을 향해 출발했다.
"과연 그들이 아직까지 살아 있을까?”
물론 직접 들어가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광산으로 향하는 통로는 매우 길었다. 파야곤 혈족에게 맡겨진 스물일곱 개의 광산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써 그만큼 깊기도 했다. 파야곤은 익숙한 몸놀림으로 광산 깊숙한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낡은 곡괭이와 삽 등 채굴 도구들이 어지럽게 흩어진 곳에 도착하자 파야곤의 눈매가 파르르 떨렸다. 원래대로라면 많은 일족들이 흩어져 채굴작업을 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이곳은 텅 비어 있었다. 그제야 자신이 홀로 남겨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는 파야곤이었다.
"성공하든 실패를 하든 이 일을 마치면 그때는 나도 마음 편히 떠날 수 있겠지?”
한참을 걸은 끝에 그는 마침내 출입이 통제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투명한 얼음 장벽이 갱도의 입구를 완전히 틀어막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는 자는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얼음 거인의 언어로 된 경고가 장벽에 새겨져 있었다. 예전이었다면 얼음 거인의 파수병에게 걸려 이곳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 사실을 떠올리고 씁쓸하게 미소 지은 파야곤이 배낭에서 조그마한 수정구를 꺼냈다. 얼음 거인이 남겨두고 간 봉인해제용 수정구였다. 얼음 기둥에 수정구를 붙이고 작동시키자 미미한 진동이 퍼져나갔다.

'콰직! 콰지직!'
갱도를 철두철미하게 틀어막고 있던 얼음관문이 산산이 부스러지며 무너졌다. 그와 함께 봉인을 해제한 수정구슬마저 빛을 잃고 두 조각으로 쪼개어졌다. 그러나 파야곤은 실망하지 않았다. 봉인 해제용 수정구는 많고도 많았다. 얼음 거인 관리자들이 숙소에 버리고 간 것들을 모조리 모아온 것이었다.
지금껏 아케니아 혈족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던 갱도를 파야곤이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갔다. 쾌쾌한 냄새와 희박한 공기는 이곳이 땅속 깊숙한 곳임을 알려주었다.
갱도는 무척이나 길었다. 이곳까지 온 거리의 두 배 가까운 거리를 걸었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중간 중간 얼음 거인들이 장벽으로 통로를 틀어막아 놓았지만 파야곤은 수정구를 아낌없이 사용하여 통과했다.
무려 열 개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지나간 파야곤의 앞에 그제야 드넓은 공동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동 입구를 틀어막은 장벽을 본 파야곤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렸다.
“이곳인가?”
공동 앞을 막고 있는 장벽은 유난히 두터웠다. 파야곤은 수정구를 무려 다섯 개나 사용한 끝에 간신히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무너진 장벽 너머는 완전히 얼음 천지였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거대한 얼음 기둥들이 장벽을 떠받들고 있었다. 파야곤은 조심스럽게 얼음기둥 사이를 지나쳤다. 그러던 어느 순간 그의 눈에 놀라움이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