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든든한 동료를 얻은 기쁨과 살았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세실리아는 끊임없이 종알거렸다. 게다가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지 않아도 돼 발걸음마저 가벼우니 밝고 명랑한 원래 성격이 나온 것이다.
“……”
카르고는 오는 내내 그런 것처럼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세실리아의 끊임없는 수다에 머리마저 지끈지끈 아파오는 참이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세실리아는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그녀는 아직 동료들을 잃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실력이 떨어지는 세실리아를 동료로서 보호해주던 동료들이 바로 그녀의 눈앞에서 처참하게 죽어간 것이다. 게다가 하마터면 기억이 지워진 채 노예로 팔려갈 뻔하기도 했다. 자꾸만 떠오르는 그 일들을 잊어버리는 방법은 끊임없이 말을 거는 것뿐이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르고는 계속 그녀의 수다에 시달리며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그들이 막 으슥한 숲으로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카르고가 손을 들어올렸다.
“쉿. 몬스터다”
그 말에 세실리아가 얼른 입을 닫았다. 사람의 음성이 몬스터의 주의를 끈다는 것 정도는 지난 여섯 달 동안 필드를 돌아다니며 똑똑히 배운 그녀였다. 조심스럽게 카르고에게로 다가간 그녀가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어떤 몬스터인가요?”
“상당히 크다. 이미 우리의 기척을 발견했어. 거리는 약 500미터 정도”
그 말에 세실리아가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500미터 밖의 몬스터를 발견해 내는 것은 제아무리 뛰어난 레인저라 해도 불가능한 일이다. 최소한 냄새를 맡거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거리에 접근해야만 몬스터의 출현을 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르고의 능력에 놀란 것도 잠시, 대형몬스터란 말에 세실리아의 안색이 조금씩 굳어 들어갔다. 동료들과 함께 다니던 때에도 대형 몬스터는 회피의 대상이었다. 다행이 대형 몬스터의 출현을 간파할 경우 동료들은 사제의 권능으로 친 보호막 속에 들어가 모든 기척을 지운다. 그런 다음 몬스터가 지나갈 때만을 기다렸다. 그들 파티의 능력으로는 아직까지 대형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이 버거웠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어떤 몬스터이기에?’
조바심을 억누른 세실리아는 숨조차도 억눌러가며 몬스터의 출현을 기다렸다. 잠시 후 숲을 헤치고 시커먼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을 본 순간 세실리아의 눈이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헉. 리, 리퍼?”
그녀의 안색이 암울하게 죽어들었다. 리퍼라면 대형 몬스터 중에서도 유난히 악명을 떨치는 녀석이다. 과거 파티가 온전했을 때에도 감히 사냥할 엄두를 내지 못하던 강대한 몬스터인 것이다.
세실리아의 목소리를 들은 리퍼가 기다렸다는 듯 거대한 아가리를 좍 벌리고 포효를 내질렀다. 일용할 양식을 찾았다는 기쁨의 환호성이기도 했다.
'키아아아아악!'
자신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빠진 세실리아가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아름다운 눈동자에 절망의 빛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질끈 두 눈을 감은 세실리아는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지 힘없이 중얼거렸다.
“끄, 끝장이야”
바로 그때 리퍼의 포효가 갑자기 바뀌었다. 난데없이 고통에 찬 신음소리로 변한 것이다.
'키에에엑!'
그 소리에 깜짝 놀란 세실리아가 고개를 돌렸다. 순간 그녀의 눈에 믿을 수 없다는 빛이 스쳐지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