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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A 아만전사 카르고 <35> - 첫 번째 동료 세실리아(12)

첫 번째 동료 세실리아(12)

“포포리족?”
키가 1미터가 조금 안 되는, 마치 새끼곰과 너구리를 섞어놓은 듯한 생김새의 포포리족이 느긋하게 담배를 피워 문 채 그들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검을 사러 왔나?”

세실리아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래요”

“흠. 차림새를 보니 내 물건을 살 만한 형편이 못 되는 것 같은데”

그 말에 카르고가 고개를 돌렸다. 포포리족을 보는 순간 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포포리족은 아만족과 마찬가지로 외모만으로 나이를 짐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카르고의 예리한 눈은 포포리족의 눈동자에 담긴 연륜을 용케 간파할 수 있었다.
“삶의 연륜이 느껴지시는 분이군요. 노인장께서 이 검을 만드셨소?”

담배를 피던 포포리족의 눈매가 꿈틀했다. 재미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포포리족의 입에서 유창한 아만의 언어가 흘러나왔다.

“물론 내가 만들었지. 그나저나 아만족 말은 정말 어렵군. 우리가 아닌 다른 종족들이 배우려면 상당히 고생하겠어”

상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자 카르고의 입가에 서린 미소가 짙어졌다. 아무래도 통역을 통하는 대화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카르고의 입장에서 모든 종족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포포리 장인을 만난 것이 천운일 수밖에 없었다.

“상당한 솜씨입니다. 겉부터 속까지 한결같은 성질의 강철로 단련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죠”

상당한 솜씨란 말에 눈매가 급격히 휘말려 올라갔지만 이어지는 말을 들은 포포리족이 담배를 바닥에 문질러 껐다.

“뭘 좀 아는 친구로군. 그러나 상당한 솜씨라는 말은 과했어”

“이 검을 보고 느낀 것을 말했을 뿐입니다. 담금질의 마무리에 비하면 망치질이 거칠고 불규칙적인 것을 보아 심혈을 기울여 만드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추정해보자면 시험 삼아 만들어본 습작 정도”


그 말에 충격을 받은 듯 포포리족이 말을 잃었다. 잠시 후 그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스트라비라네. 자넨 누군가?”

“카르고라 불러주십시오. 이번에 발렌시아드 연맹이 된 아만족의……”

잠시 말을 끊은 카르고가 심호흡을 하며 말을 이었다.

“전사입니다. 아케니아 혈족에겐 유일하게 남은 전사이지요”

스트라비의 눈빛이 다소 날카로워졌다.

“유일한 전사라. 그럴 법도 하군. 아만족이 힘만 좋지 느려터진 허풍선이란 말을 들었는데 그게 다 헛소문이었군. 그나저나 그 사실은 어떻게 알았나? 자네 말대로 그 검은 내가 시험 삼아 만들어 본 녀석이라네. 장인 출신이 아니라면 결코 알 수 없을 텐데”

“강철의 결을 보면 알 수 있지요. 꼭 장인이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운명을 함께할 친구에 대해 모른다면 전사로서의 자격이 없지요”

눈을 가늘게 뜨고 카르고를 노려보던 스트라비가 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흠.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소리로군. 요새 전사 녀석들은 무기를 전투를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친구로 생각하지 않지. 자넨 꼭 고대의 전사 같은 소릴 하는군”

그 말에 카르고가 대답하지 않고 싱긋 웃었다.

“그래 아케니아의 전사여. 무기를 구하러 왔나?”

“그렇습니다. 강력한 적과의 싸움에서 친구를 잃었습니다. 남은 운명을 함께할 새로운 친구를 구하려 하는데 만나기가 정말 쉽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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