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자루의 도끼를 주문하고 싶습니다. 타원형의 블레이드를 가진 외날 도끼에다 끝에 찌르기가 가능한 창날이 달려 있어야 합니다”
“네. 뒷부분은 평평하게 처리해주십시오. 때에 따라서는 둔기로 사용할 수 있게 말입니다”
“길이와 무게는 얼마 정도면 되겠나?”
카르고는 아주 간단하게 설명했다.
“길이는 제 팔 길이와 동일하게. 무게는……”
카르고가 옆에 놓인 미완성 검 세 자루를 들어 올려 무게를 가늠해보았다.
카르고의 요구조건은 많고도 많았다. 심지어 손잡이의 길이와 칼날 및 창날의 경도까지 세세하게 설명했다.
“칼날 부분은 강하게, 그리고 골격 부분은 부드러우면서도 탄성이 있게 제련해주십시오. 가능하시리라 믿습니다”
“오! 그렇게 만들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지. 어지간한 무기에는 쓰지 않는 기술인데 말이야. 아만족 장인의 무기 제련기술이 무척이나 뛰어나군”
그 말에 카르고가 씁쓸하게 웃었다.
“예전에는 장인들이 알아서 만들어 주었지요”
보고 있던 도제들은 입만 딱 벌리고 있었다. 단순한 형태의 외날 도끼를 주문하는데 요구사항이 너무도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영주의 검을 주문제작할 정도로 이름난 장인인 스트라비는 카르고의 말을 모두 알아들었다. 문제는 갑옷이었다. 스트라비가 견본으로 보여준 사슬과 판금 갑옷을 본 카르고가 얼굴을 찡그렸다.
“이런 형태의 갑옷은 입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 그럼 아만족 전사는 무슨 갑옷을 입지?”
“키틴질 피부를 가진 곤충형 몬스터의 껍질을 가공해서 입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몬스터가 있지만 저희 장인들이 선호하던 것은 퀘르바임이라는 몬스터의 껍질이었습니다”
“퀘르바임? 처음 들어보는 몬스터로군. 어떻게 생긴 몬스터인가?”
카르고는 아만족들이 퀘르바임이라 부르는 몬스터의 외형과 크기를 설명했다. 모두 들은 스트라비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거대한 지네 모양의 몬스터로군. 아만족의 영토에는 그런 녀석이 흔한가보구먼? 그런데 지네형 몬스터의 껍질은 그리 단단하지 않은 편이야. 탄성은 무척 강하지만 정도 이상의 힘이 가해지면 깨져 버릴 텐데”
마수의 껍질을 이용해 만드는 갑옷은 발렌시아드 연맹에서도 흔하다. 그러나 지네형 몬스터의 껍질은 갑옷의 재료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일단 갑옷을 만들 정도로 큰 녀석을 찾기 힘든데다 스트라비가 말한 약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잘 아시는군요. 하지만 오래 묵은 퀘르바임의 껍질은 매우 단단합니다. 어지간한 충격은 그냥 흡수해서 분산해버리지요. 물론 오래 묵은 퀘르바임을 찾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작은 녀석의 껍질을 여러 겹 겹쳐서 만듭니다”
스트라비가 눈을 둥그렇게 떴다.
“오, 그런 방법이 있었군.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연성 접착제를 사용해야 할 텐데. 굳어버리는 접착제로 붙이면 한 대 맞는 순간 이음새가 분해되어버릴 테니 말이야”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민물고기의 부레를 녹여 만든 접착제를 쓴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에다 금속제 리벳을 박아 고정시키더군요”
전사인 카르고가 가장 중요한 접착제의 성분까지 알고 있을 수는 없었다. 물론 뛰어난 실력의 장인답게 스트라비는 척척 알아들었다. 하지만 이내 스트라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