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라비가 살짝 찌푸린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곤란하군요. 부득이 여러 겹 겹칠 필요가 없는 큼지막한 퀘르바임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아시는 것이 있습니까?”
순간 스트라비의 눈이 번쩍였다.
“흠, 그러고 보니 자네가 말한 조건의 몬스터가 멀지 않은 곳에 있군”
“그게 정말입니까?”
반색하는 카르고를 보며 스트라비가 슬며시 고개를 흔들었다.
네임드 몬스터. 공식적으로 이름이 붙어 몬스터도감에 기재된 무시무시한 몬스터를 뜻한다. 보편적으로 오래 살아 막강한 힘을 지닌 몬스터들이며, 자신의 영역을 굳건히 지키는 경향이 있다.
통상적으로 악명을 떨치는 몬스터에게는 모험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몬스터의 육신 자체가 가진 가치, 그리고 죽으면서 뿜어내는 신력 이외에도 짭짤한 부수입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악명을 떨치는 몬스터의 레어에는 일확천금을 노리고 달려든 모험가들의 장비와 소지품이 널려 있다. 육신은 몬스터의 뱃속으로 들어가고 장비만이 남아버리는 것이다.
보통 모험가들은 수입의 대부분을 좋은 무구를 갖추는 데 투자한다. 때문에 몬스터의 레어에 널린 장비들은 하나같이 고급품들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것을 몽땅 수거해 팔아넘길 경우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건 당연지사.
그 사실을 노린 모험가들이 파티를 구성해서 몬스터 사냥에 나서기도 한다. 물론 성공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레어에 자신의 장비를 더해놓은 채 몬스터의 한 끼 식사거리로 전락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렇게 모험가들을 두꺼비 파리 잡아먹듯 날름 집어삼키는 무시무시한 몬스터에겐 이름이 붙여진다. 각별히 조심하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네임드 몬스터들은 모험가들도 웬만하면 사냥할 엄두를 내지 않는다. 돈도 좋지만 목숨마저 헌납할 순 없기 때문이다.

스트라비의 설명이 더해졌다.
“카누바라크란 이름을 가진 지네형 몬스터일세. 몬스터 도감에 따르면 무려 300년 전부터 존재했던 녀석이라고 알려져 있네. 성장과정을 감안하면 족히 400년 가까이 묵은 녀석이라고 봐야겠지? 아무튼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모험가들이 그놈의 레어에 들어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했네. 좁은 터널로 구성된 레어를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데다 극독을 방사하기 때문에 상대하기가 정말 까다롭지. 아마 그놈의 레어에는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로 전리품이 쌓여 있을 걸세. 놈의 레어에 들어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모험가들이 공식적으로 오백 명이 넘어. 하나같이 실력 있는 파티들이지”
“네임드 몬스터인데도 모험가들이 그리 많이 사냥을 시도했습니까?”
“그렇다네. 왜냐하면 카누바라크는 정말로 지독한 독을 품고 있다고 하네.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독액을 뒤집어쓴 모험가가 그대로 녹아버렸다고 하네”
카르고가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사람을 녹여버렸다면 독이 아니라 산이라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생존자의 갑옷에 묻어온 표본을 조사해 본 결과 순수한 성분의 독으로 밝혀졌네. 생명체의 세포조직을 완전히 분해해버리는 최고급 독성분이지”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세실리아는 하얗게 질려 몸서리를 칠 정도였다. 그러나 카르고는 여전히 태연한 표정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