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시 후 카르고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게 사실인가요?”
“그렇다. 빙계 마법의 사용법은 무궁무진하다. 발을 얼려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고 호흡기 주변의 습기를 급속히 동결시켜 질식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제가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은 오로지 얼음 화살 하나뿐이에요”
“계속 사냥해서 신력을 흡수하면 되지 않겠나? 그리고 나와 함께 사냥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얼음 화살로 출혈을 일으키고 움직임을 둔화시켜주기만 해도 직접 붙어 싸우는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테니 말이야”
카르고가 빙그레 웃으며 세실리아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넌 내 동료다. 네가 자진해서 떠나지 않는 한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세실리아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솟구쳐 오르는 감정을 이기지 못한 그녀가 달려들어 카르고의 볼에 입을 맞췄다.
“정말 고마워요! 카르고. 당신을 만나게 된 것은 내 인생 최대의 행운이에요”
난데없이 기습을 당한 카르고가 당황해했다. 아만족의 감정표현은 인간처럼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뺨에 손을 댄 카르고가 엉거주춤 몸을 일으켰다.
“그, 그럼 이동하도록 하자. 적당한 녀석이 보이면 잡아둘 테니 얼음 화살을 연습해보도록”
“네. 카르고”
그러나 기회는 말처럼 쉽사리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앞서 걷던 카르고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세실리아가 나지막이 물었다.
“몬스터인가요?”
“제법 강한 녀석이다. 아무래도 네 연습상대로는 적당하지 않을 것 같으니 쫓아버리는 게 낫겠다”
그 말에 세실리아의 눈이 커졌다. 본능에 따라 보이는 모든 것을 공격하는 몬스터를 쫓아버리는 것이 과연 가능하다는 말인가?

잠시 후 카르고의 전방으로 무형의 파장이 뿜어져나갔다. 카르고가 기세를 내뿜어 몬스터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것이다. 아득히 먼 곳에서 묘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캬오오오'
어찌 보면 바짝 겁에 질려 부르짖는 것 같기도 했다. 소리가 잦아드는 것을 느낀 카르고가 고개를 끄덕였다.
“됐다. 쫓아버렸으니 오지 않을 것이다”
세실리아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대관절 어떻게 몬스터를 쫓을 수 있는 거죠?”
“간단하다. 기세를 내뿜어 내가 강하다는 사실을 몬스터에게 각인시키는 것이지. 쉽게 말해 날 강력한 몬스터로 인지하도록 속이는 것이다. 알고 보면 간단한 방법이다”
세실리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그게 가능하다니 믿어지지가 않아요. 그렇다면 카르고님은 필드에서 무서울 것이 없겠군요”
“제약조건이 많은 편이다. 우선 강력하거나 호전적인 몬스터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녀석들에게도 통하지 않으며 상처를 입었거나 지친 상태에서는 쓸 수 없다. 몬스터들은 그 사실을 정말 귀신처럼 간파하지”
“그래도 놀라워요. 카르고님이 아케니아의 마지막 전사라는 사실이 안타까워요. 아케니아의 전사들이 많다면 더욱 많은 불모지를 개척할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카르고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처럼 아케니아 전사의 혈통을 널리 퍼뜨리는 것은 카르고에게 맡겨진 가장 큰 사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