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은 지금껏 구경도 못 해본 전리품을 보며 쉴 새 없이 감탄했다. 세실리아는 군데군데 얼룩이 져 있는 로브를 들고 감탄하고 있었다.
그때 활을 들고 고민하던 두카가 카르고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이봐, 카르고. 이 활 내가 가지면 안 될까? 갖고 싶어 미치겠어”
그러자 카르고는 길게 생각도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쓸 만한 것이 있으면 모두 챙기도록 해”
그 말에 파티원들이 정신없이 장비를 챙겼다. 희생자들의 피와 살점이 말라붙어 있긴 했지만 레나르의 마법길드로 가서 수선하면 충분히 쓸 수 있을 터였다. 세실리아와 포르나 역시 로브와 장신구 등을 한 벌씩 챙겼다.
“당장 입지는 못하겠어요, 언니. 깨끗이 빨아야 할 것 같아요. 우선 입고 있는 로브 위에 뒤집어쓰고 다닐래요”
“흠. 이것은 하이 엘프 사제가 입었던 로브 같군. 내 체형에는 맞지 않으니 새로 재단해서 입어야겠어”
파티원들은 희희낙락해하며 전리품을 레어 밖으로 부지런히 옮겼다. 전리품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한 명당 족히 대여섯 번씩은 들락날락해야 했다.
모두들 신이 나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챙기는 사이에도 카르고는 단 하나의 장비도 챙기지 않았다. 그것을 본 세실리아가 그제야 자신들의 행태가 민망한 듯 얼굴을 붉히며 카르고에게 권했다.
“카르고도 하나 골라 봐요. 방패와 갑옷이 망가졌잖아요?”
“나는 이 카누바라크의 껍질로 갑옷을 만들어 입을 거야. 스트라비님이 만들어주신다고 하셨거든. 그리고 방패는 잘 쓰지 않아”
“그래도 이렇게나 장비가 많은데……”
아쉬워하는 세실리아의 말에 카르고는 빙그레 웃으며 허리에 찬 칼리아스를 툭 건드렸다.
“난 이것으로 충분해. 쓰면 쓸수록 마음에 드는 무기야”
일행들이 부지런히 나른 결과 결국 카누바라크의 레어에 쌓여 있던 보물이 모조리 수레 위에 실렸다. 양이 하도 많았기 때문에 두카가 나무를 잘라 수레 하나를 더 만들어야 했다. 카누바라크의 시체까지 실으려면 한 대로는 어림도 없었기 때문이다.
몰살당한 세아트의 파티가 남긴 말은 모두 열한 필이었다. 그중 여섯 마리의 말이 묶인 큰 수레에는 오칸의 소굴로부터 얻은 것들과 함께 카누바라크의 레어에서 건진 전리품이 실렸다. 그리고 두카가 즉석에서 만든 작은 수레에는 카누바라크의 시체가 여러 조각으로 토막 난 채 실렸다.
큰 수레는 두카가 몰기로 했고 작은 수레에는 세실리아와 포르나가 함께 올라탔다. 카르고는 성질이 사납고 거칠어서 수레에 묶이는 것을 끝까지 거부하는 카르미나 산 말 위에 올라탔다. 그렇게 이동할 준비가 모두 끝나자 두카가 한껏 신이 난 음성으로 고함을 질렀다.
“그럼 레나르를 향해 출바알!”
두카의 수레를 선두로 대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쿠르르르'
두카로부터 수레 모는 법을 전수받은 포르나와 세실리아의 마차가 그 뒤를 따랐다. 카르고는 말에 올라탄 채 그들을 호위했다.
돌아가는 길은 비교적 순탄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멀리서 감지되는 어지간한 몬스터는 카르고가 기세를 발산해서 모조리 쫓아버렸다. 그러나 실상 사냥을 마치고 돌아가는 모험가 파티에게 가장 위협적인 적은 몬스터보다는 같은 모험가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