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가로막았던 모험가 무리들이 옆으로 물러나자 카르고는 무기를 바닥으로 늘어뜨렸다. 그러나 그의 예리한 시선은 선두의 전사에게서 좀처럼 떠나지 않았다. 그걸 옆에서 지켜본 두카가 싱글거리며 전사에게 말을 걸었다.
“아, 아니오. 우리에겐 그럴 생각이 전혀 없소. 그럼 이만”
전사가 급히 말고삐를 잡아당겼다.
'푸르르'
투레질소리와 함께 그의 말이 빠른 속도로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러자 전사의 동료들이 급히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은 하나같이 마차를 향해 아쉬운 눈길을 던지고 나서야 고개를 돌렸다.
모험가 무리들이 흙먼지를 휘날리며 사라지고 나서야 카르고가 무기를 거두며 말 위에 올라탔다.
“몬스터를 겁주는 기법이 인간에게도 통하는군. 알아차린 녀석이 단 하나라서 문제지만 말이야”
“아무튼 카르고는 대단해”
그렇게 해서 도적으로 변할 뻔한 모험가들을 쫓아버린 다음 카르고 일행의 수레는 다시 레나르를 향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편 그 자리를 벗어나자마자 선두의 전사에게 모험가 일행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왜 그랬어, 필립? 놈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면 전리품이 고스란히 우리 것이 될 텐데”
“보는 사람도 하나도 없었잖아? 우리가 힘을 합치면 놈들을 단숨에 없애버릴 수 있었다고”
그 말에 필립이라 불린 전사가 착잡한 심정으로 동료들의 얼굴을 둘러보았다.
“멍청한 소릴 하는군. 그 포포리 궁수가 한 말은 진짜였다고”
그의 말에 동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슨 소리야? 놈들은 그리 강해 보이지 않았다고!”
“아냐. 덤볐으면 우린 모두 죽었어. 그들은 틀림없이 우리가 타고 있던 말들이랑 장비를 챙겨 떠났을 거야. 우리의 시체만 남겨두고 말이야”
이어진 전사의 말에 동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게 사실이야?”
“다른 녀석들은 모르지만 특히 그 아만족은 우리가 감히 건드릴 수 없는 강자가 확실해. 조금 전에 내가 무슨 느낌을 받은 줄 알아?”
“무슨 느낌을 받았는데?”
“막강한 보스 몬스터 앞에 홀로 내팽개쳐진 느낌을 받았어. 내 등을 만져봐. 식은땀으로 등이 흠뻑 젖어 버렸어. 아직까지도 다리가 후들거린다고. 모르긴 몰라도 저들의 전리품을 노리고 덤볐다면 우린 모두 죽었을 거야. 내 명성을 걸고 장담할 수도 있어”
그 말에 일행들은 일제히 입을 닫았다. 그들의 리더인 필립은 근방에 널리 이름을 떨친 우수한 전사였으며 지금 그들의 파티에서 가장 강한 실력자였다. 그가 이토록 겁을 집어먹을 정도라면 그냥 물러난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볼 수 있었다.
“믿을 수가 없군. 허풍선이 아만족 중에 그토록 강한 전사가 있다니 말이야”
“인간 전사들도 능력이 천차만별이잖아? 아마 아만족 중에서 가장 강한 전사가 아닐까 생각해”
“후……. 아무래도 아만족에 대한 평가를 달리해야겠군”
허탈한 듯 한마디씩 내뱉던 모험가들이 이내 그들의 목표였던 사냥터를 향해 말고삐를 잡아당겼다. 아무쪼록 오래 살려면 욕심을 버리는 것이 상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