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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A 아만전사 카르고 <82> - 카르고에게 도전한 자들의 운명(3)

카르고에게 도전한 자들의 운명(3)

라돈의 피를 흠뻑 뒤집어쓰긴 했지만 라프라스의 수려한 용모는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 잘생긴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눈살을 잔뜩 찌푸린 라프라스가 마치 괴물을 보는 듯한 시선을 카르고에게 던졌다.
“저건 한마디로 몬스터야. 그렇지 않다면 작금의 상황을 설명할 수 없어. 네 다리의 힘줄을 모조리 자르고 뱃가죽을 갈라냈음에도 불구하고 라돈이 나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어. 이럴 수는 없는 법이야”

그들의 시선을 맞받고 있는 거대한 체구의 전사. 머리에 난 뿔이 위압적으로 휘어진 모습이 인상적인 전사는 마치 딱정벌레의 껍질같이 번들거리는 전신갑옷을 입고 있었다. 카르고는 인간과 하이 엘프 두 전사의 집요한 시선을 받으며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그래서 지금 불만이라는 건가? 원한다면 도전하라. 언제든지 받아주마”
그 말에 두 전사의 안색이 살짝 경직되었다. 카르고의 시선이 던필드에게로 향했다.

“던필드. 너부터 시작할까?”

카르고의 말을 들은 던필드가 움찔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괜스레 딴청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제 카르고는 발렌시아드 연맹의 공용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언제까지나 벙어리 노릇을 할 수는 없었기에 세실리아로부터 집중적으로 개인교습을 받은 결과였다. 약간 어눌하기는 했지만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던필드가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미쳤지. 저 괴물에게 어찌 겁도 없이 대들었단 말인가?’

곁눈질로 라프라스의 얼굴을 힐끔 훔쳐본 던필드는 얼른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직까지는 카르고에게 재도전할 때가 아니었다.

“무, 무슨 소리야. 아냐, 난 전혀 불만 없어. 하하”

그는 슬며시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앞니 서너 개가 부러져 나간 모습이 다소 실없어 보이기도 했다. 던필드는 급히 말을 이었다.

“물론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 그때 두들겨 맞은 후유증 때문에 지금도 비만 오면 삭신이 쑤셔온다고……. 도전은 추후에 하도록 하지, 카르고”

“뭐, 뭐야? 네놈!”

급격히 꼬리를 내리는 던필드를 라프라스가 마치 배신당한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함께 힘을 합쳐 도전해 보자고 선동한 게 누군데, 치사하게 먼저 발을 빼버린 것이다. 배신감에 치를 떠는 라프라스의 귓전으로 스산한 음성이 파고들었다.

“그럼 라프라스, 네가 도전할 것이냐?”

그 말을 듣자 라프라스의 눈매가 파르르 떨렸다.

카르고에게 도전할 당시 그는 무쇠주먹에 정통으로 얻어맞은 후 꼬박 하루 동안 인사불성이 되어 버렸다. 겨우 정신을 차린 그는 이를 갈며 재도전을 선언했었다. 쌍검의 라프라스라는 이름으로 하이 엘프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한 그는 단 한 번의 승부로는 카르고를 절대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힘 하나는 좋은 놈이로군. 하지만 속도로 승부하면 날 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카르고의 스피드는 라프라스를 능가했다. 숨 쉴 틈도 없이 몰아치는 라프라스의 쌍검을 카르고는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조리 쳐냈다. 그리고 지쳐서 거친 숨을 몰아쉬는 라프라스에게 분노의 응징을 가했다.

“내 갑옷에 흠집이 났군. 각오해라”

아끼던 갑옷에 흠집을 낸 죄로 라프라스는 이후 떡이 되도록 얻어맞았고 무려 일주일 동안이나 침대에 누워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역시나 카르고의 갑옷 수선료를 갚기 위해 던필드의 뒤를 이어 파티의 새로운 구성원이 되었다. 그런 만큼 그는 카르고에게 본능적인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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