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술을 악문 아로나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받아줄 파티를 찾아다녔다. 파티의 동료로 인정받기 위해 자존심도 모조리 꺾어 버렸다. 세실리아와 포르나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정령사란 정령을 소환해 몬스터에 붙이고 각종 저주를 걸어 체력을 깎는 방식으로 사냥하는 직업이다. 그런 저주의 특성상 몬스터를 사냥하는 속도가 극도로 느릴 수밖에 없다. 저주가 걸릴 경우 대상 몬스터는 반사 신경이 느려지고 몸이 무거워진다. 상처의 재생속도도 현저히 감소되고 공격속도도 줄어든다. 그러나 저주 하나만으로는 몬스터를 쓰러뜨릴 수가 없다. 보조적인 수단은 될 수 있어도 생명을 앗아갈 직접적인 타격은 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아로나가 소환한 정령의 공격력도 그다지 보잘 것 없었다. 그렇다고 정령이 판금갑옷을 입은 전사처럼 몬스터를 계속해서 붙잡고 있을 정도로 튼튼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녀를 동료로 받아줄 만한 파티는 고작해야 소형 몬스터를 사냥하는 풋내기 모험가들뿐이었다. 거기에도 문제가 있었다. 소형 몬스터들은 보통 떼를 지어 다닌다. 그런 상황에서 아로나가 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었다. 파티가 필드로 나가면 보통 대여섯 마리의 소형 몬스터들이 공격해 온다. 그중 고작 한 마리에 저주를 걸어 봐야 얼마나 큰 효과를 볼 수 있겠는가?
그녀의 저주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오로지 한 마리의 몬스터만을 상대해야 한다. 그러나 그녀를 동료로 받아주는 파티에 소속된 파티원들의 능력은 그마저도 지원해 줄 수 없었다.
파티에서 거듭 쫓겨나자 아로나의 결심은 서서히 약해졌다. 의욕과 열정은 있었지만 환경이 뒷받침해 주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아로나는 모험가의 길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돌아가자. 이곳은 내가 있을 만한 곳이 안 돼’
모든 것을 정리하고 여관을 나서던 아로나의 눈에 낯익은 얼굴이 들어왔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포포리족 하나가 모험가로 보이는 동료들과 시끄럽게 떠들며 여관으로 들어온 것이다. 덩치 큰 아만족이 끼어 있었기에 눈에 확 들어왔다.
낯익은 포포리 모험가의 얼굴을 보며 아로나가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얼굴인데?’
그들이 여관 위층으로 올라가자 숨을 죽이고 있던 모험가들이 왁자지껄하게 떠들기 시작했다.
“햐! 카르고의 팀이 이번에도 사냥을 성공했군. 정말 놀라워”
“악명 높은 네임드 몬스터들을 마치 밀 이삭을 수확하듯 손쉽게 사냥해 오는군. 도대체 능력이 얼마나 되는 거야?”
“저 파티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군. 구성원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전설과 같은 존재잖아?”
“행여 꿈도 꾸지 말게. 저들은 오로지 자격이 되는 자가 아니면 동료로 받아들이지 않으니까 말일세. 자네 모르나? 석양의 무법자란 별칭을 가진 검사 스탤론이 이곳을 찾아와 무려 한 달 동안 애걸했지만 결국 동료로 받아들여지지 못한 사실을 말이야”
“석양의 무법자 스탤론이라면 뛰어난 전사로 소문이 자자한 모험가잖아? 그런 노련한 전사도 퇴짜를 맞았단 말이야?”
“물론이지. 원래 있던 멤버들은 말해 봐야 입만 아플 테고 최근에 저 파티에 가세한 폭염의 마녀 셀리카만 해도 우리로서는 감히 우러러보기도 힘든 명성을 가지고 있잖아. 게다가 던필드, 라프라스 등등 최고로 인정받는 강자들이 모두 모여 있으니 당연히 강할 수밖에 없지”
“그렇긴 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