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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12. 두 개의 달과 성처녀 레아(12)

두 개의 달과 성처녀 레아(12)

난교의 대명사인 베네리아 여사제들은 아빠가 누군지 모르는 아기를 낳는다. 그 아기들은 나중에 라바움 신전의 고아원으로 보내진다. 파이온은 레아와 새로 태어난 아기를 “신전”과 “고아원” 이라는 틀 속에 맞출 생각이었다. 그래야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에 대한 세간의 호기심을 영원히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알겠다. 라바움 신께서 너의 앞길을 비춰 주시기를”

파이온은, 자신은 믿지도 않는, 라바움 신의 이름으로 레아를 축복하고 떠나갔다.

“레아! 냉큼 나와라!”
이른 아침에 일단의 병사들이 레아의 천막을 방문했다. 아틀라스에게 젖을 물리고 있던 레아는 병사들의 손에 이끌려 천막 밖으로 나가야 했다.

“무, 무슨 일이죠?”

병사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젊은 스콰이어(기사 훈련을 받았지만 기사가 되지 못한 귀족) 칼토닉이다. 잠시 레아의 얼굴을 확인한 그가 손에 들고 있던 명령서를 펼쳤다.

“레아, 라미우스 남작님의 명이시다! 험험”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던 칼토닉이 큰소리로 읽었다.

“크레온의 주인인 에드워드 크레온 라미우스의 이름으로 레아를 크레온에서 영원히 추방한다. 크레온에서 레아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자 역시 영원히 추방당할 것이며, 그것은 지금 즉시 실행 될 것이다. 이상”

멍한 얼굴로 듣고 있던 레아의 얼굴에서 눈물이 주루룩 흘러 내렸다. 크레온의 영주이자 시장인 라미우스 남작의 명령이라면 거부 할 수 없다. 가라면 가는 수밖에 없지만, 갑자기 어디로 간단 말인가? 성 밖 하층민 거주 구역에서도 살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서러웠다.

칼토닉이 울고 있는 레아를 외면하며 짧게 소리쳤다.

“철거해라”

“예!”

병사들이 달려들어 레아의 천막을 뜯기 시작했다.

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12. 두 개의 달과 성처녀 레아(12)

망연자실하게 서있던 레아가 급히 안으로 뛰어 들어가 몇 가지 짐을 끄집어냈다. 짐이라고 해봐야 옷가지와 찌그러진 냄비 따위가 전부다. 그래도 레아는 이불로 쓰던 천으로 그것들을 정성스럽게 포장했다.

레아가 한손으로 아기를 안고 어렵게 짐을 꾸리고 있을 때다. 병사들을 따라왔던 성직자 한 사람이 레아에게 다가갔다.

“레아양”

“네?”

레아가 커다란 눈으로 성직자를 올려다보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라바움 신전의 늙은 사제인 코넬리우스다. 어린 시절 신전을 들락거릴 때 인사를 했던 기억이 났다.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뒤로는 신전에도 가지 않았는데 왜 찾아온 것일까?

“아기는 신전의 고아원에서 키우기로 결정이 났소”

“우, 우리, 아틀라스를요?”

레아가 두 손으로 아기를 꽉 안았다.

그녀의 모성애(母性愛) 앞에서 코넬리우스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어려운 결정이겠지만……. 어차피 혼자 힘으로는 아기를 돌 볼 수 없을 겁니다”

“그, 그래도, 안돼요! 아틀라스는 내가 키울 거에요!”

“아기는 걱정하지 마시오”

“안돼요! 나에게는 아틀라스밖에 없어요! 제발! 아틀라스 만은 빼앗아 가지 말아 주세요!”

“……”

코넬리우스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한걸음 물러섰다. 명색이 사제인 자신이 아기 엄마와 실랑이를 벌일 수는 없었다.

병사들이 다가가자 레아가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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