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바움 신전의 뒤편에 한 채의 건물이 서있다. 신전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이다. 도시의 세금과 부자들의 기부금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는 고아원은 “태양의 정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주로 베네리아 여신관들의 사생아들을 데려다가 키웠다. 도시의 남자들이 베네리아 신전에서 분출한 성욕의 뒤처리를 라바움 신전에서 맡고 있는 셈이다.
“태양의 정원” 아이들은 구속받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마음껏 놀러 다닐 수도 없었다. 아이들은 12세가 되면 “태양의 정원”을 나가 홀로 살아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일찌감치 대장장이나 가죽수선공, 염색공, 고물수집가 들을 따라 다니며 여러 가지 기술을 익혀야 했다.
물론 예외적으로 전혀 엉뚱한 짓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예컨대 열 한 살의 아틀라스는, 먹고 사는 기술과 무관해 보이는, 신전의 사제 코넬리우스를 졸졸 따라 다녔다.

“그게 아니야. 검의 손잡이는 언제나 두 손으로 잡아야 하는 거야. 마치 계란을 손에 쥐고 있듯이, 힘을 주는 듯 마는 듯. 그러다가 상대를 벨 때, 걸레를 짜듯 힘껏 쥐어짜! 너처럼 항상 그렇게 꽉 잡고 있으면, 손에 쥐가 나서 오래 버티질 못해. 당연히 팔도 뻣뻣해지고. 검술은 부드러운 게 최고라고. 베네리아의 여신관들처럼 부드럽게~”
말과 함께 코넬리우스가 “붕붕~” 소리가 울리도록 막대기를 휘둘렀다. 어른의 힘과 기술이다. 하지만 그 앞에 있는 상대는 이제 열 살 정도로 보이는 금발의 어린아이였다. 어른의 힘에 맞서다 보니 자연히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그걸 알면서도 코넬리우스는 약을 올리듯이 소리쳤다.
“부드러워야 한다니까!”
코넬리우스의 막대기가 “붕~” 소리와 함께 아이의 팔뚝으로 향했다.
하지만 아이는 순순히 맞아 주지 않았다. 두 손으로 막대기를 들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막대기를 걷어 낸 것이다. 같은 또래의 아이들 보다 뛰어난 순발력이다.
순간 코넬리우스의 막대기가, 부드럽게 원을 그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아이의 반대편 허리에 닿았다.
“하하, 알겠니? 이게 바로 윈드 서클이라는 기술이야”
코넬리우스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태양처럼 빛나는 금발의 아이, 아틀라스가 막대기를 내리며 입술을 삐죽였다.
“어른이 아이를 이기고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그건 아니지. 네가 이 기술을 익히면 어른도 이길 수 있다니까”
코넬리우스가 자부심 가득한 얼굴로 아틀라스를 바라보았다. 지금은 은퇴하여 변방의 신전에서 지내지만, 자신이 익힌 검술만큼은 진짜였다.
“에이~ 어른에게는 안 통하던데요?”
아이는 지금까지 당한 분풀이를 하듯 빙글 빙글 웃고 있다.
“어른 누구?”
자신이 전수해준 비기(秘技)가 통하지 않았다고?
코넬리우스는 꼬마 아틀라스가 말하는 어른이 누군지 궁금했다. 지난 몇 년 간 신전의 기사들 가운데서도 상급 성기사가 아니면 터득하기 어려운 비기를 전수해 줬다. 그건 상대가 어른이라고 해도 쉽게 밀리지 않을 수법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