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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17. 태양의정원과 마탑(4)

태양의정원과 마탑(4)

칼로스의 곁에 서있던 코르테즈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올렸다. 황제의 상태가 어떤지 살피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안다고 해도 수시로 바뀌는 기분이니 별 의미는 없지만 말이다. 잠시 망설이던 코르테즈는 동료인 칼로스를 돕기 위해 억지로 입을 뗐다.
“폐하, 이제 거의……”

하지만 코르테즈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던져진 이그너스 13세의 충격적인 말 때문이다.
“이미 너희가 오리하르콘의 제작에 성공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

'맙소사!'

순간 칼로스와 코르테즈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갔다.

이렇게 되면 한순간에 두 사람이 지고(至高)의 존재인 황제를 속인 셈이 된다.

'철컹. 철컥'

좌우에 도열해 있던 기사들 중 몇 사람이 의도적으로 검집을 건드렸다. 그 소리는 황제의 냉랭한 말과 어울려 칼로스와 코르테즈의 숨통을 조여 왔다.

살풍경한 분위기에 놀란 칼로스가 급히 변명을 했다.

“폐하, 저희들이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 것은……”

황제가 가볍게 손을 들어 올렸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 안정화의 기간이 필요한 것이겠지. 그렇지 않나?”

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17. 태양의정원과 마탑(4)

황제의 말에 칼로스와 코르테즈가 황망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하옵니다. 저희가 만든 오리하르콘은 아직 검증을 거치지 않았기에……”

“너희가 얼마동안 황실의 재정을 끌어다 쓴지 알고는 있느냐?”

갑작스러운 질문에 침묵이 흘렀다.

코르테즈보다 연장자인 칼로스가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에 답했다.

“대략 17년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17년 하고도 8개월이 지났다”

“……”

“선황제의 뒤를 이어 내가 후원 한 것만도 9년이다. 혹시 이것도 알고 있느냐? 지난 17년 8개월 동안 너희들의 연구에 쏟아 부은 돈이면, 왕국 하나를 샀을 것이다”

“소, 송구하옵니다”

칼로스와 코르테즈가 머리를 조아렸다.

“그런데 이미 완성을 하고도 3년을 더 기다려 달라? 왜? 꼭 20년을 채워야 만족하겠더냐?”

“아, 아니옵니다”

칼로스는 변명하고 싶었지만 젊은 황제는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흥! 이제 더 이상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올 봄에 북방의 야만족이 다시 제국의 국경을 넘었다. 북부군 사령관인 아즈틀란 대공(大公)이 토벌대를 요청한지 오래다. 그런데 토벌대는커녕 황실의 재정이 파탄 나서 황실 기사단의 운영도 어려운 형편이다. 석 달의 시간을 더 주겠다. 석 달 후에도 나의 기사단이 오리하르콘의 힘을 사용 할 수 없다면……”

황제는 말을 끊고 스산한 눈으로 두 사람의 연금술사를 노려보았다.

그 뜻을 알아차린 칼로스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희들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기간 안에 안정화 작업을 끝내겠사옵니다!”

“좋다. 너희가 오늘의 약속을 지킨다면, 나도 선황(先皇)께서 하신 약속대로 너희에게 영지와 그에 맞는 작위를 내릴 것이다”

“황은(皇恩)이 망극하옵니다”

두 연금술사의 머리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굽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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