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로스가 망설이자 코르테즈가 쐐기를 박았다.
“과연! 어차피 석 달 후에 오리하르콘을 넘겨야 한다면……”
망설이던 칼로스도 결국 코르테즈의 말에 동의했다.
모든 잘못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 젊은 황제의 탓이다. 그 한사람의 과욕 때문에 오리하르콘의 실용화는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게 생겼다. 그래도 칼로스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 일부분이라고 해도 그 힘은 인간에게 과한 것이었다.
“그런데 오리하르콘을 황제에게 넘겨줘도 문제는 없겠습니까?”
뜬금없는 코르테즈의 말에 칼로스가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건 또 무슨 말씀이오?”
“과거 아틀란티스인들은 오리하르콘으로 인류를 없애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저주받은 힘을 황제에게 넘겨줘도 되는지……”
코르테즈는 세상에 남아 있을지도 모를 오리하르콘 감응기가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과거 아틀란티스인들은 오리하르콘 감응기로 인류를 몰살 시키려고 했었다. 물론 그러다가 오리하르콘이 폭발해 아틀란티스 대륙 자체가 사라졌지만 말이다.
“어차피 황제도 인간인 이상, 그것으로 인류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오”
“그렇겠지요?”
“자신의 목숨도 걸린 일인데 또다시 그런 미친 짓을 벌이겠소?”
칼로스는 이그너스 13세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철썩 같이 믿었다. 황제의 인격이 출중해서가 아니다. 황제도 인간인 이상,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 서둘러 일을 마무리 하십시다”
말과 함께 코르테즈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칼로스도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두 사람은 곧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마탑의 최상층에 있는 실험실로 올라갔다.

하지만 아틀란티스의 후예인 두 연금술사도 미처 알지 못한 것이 있다. 그것은 과거 아틀란티스인들이 설치한 오리하르콘 감응기가 오리하르콘에 자동으로 반응하는 기계장치라는 사실이다. 당연히 천재적인 연금술사인 칼로스와 코르테즈에 의해 오리하르콘이 만들어 지던 날, 세계 곳곳에 잠들어 있던 오리하르콘 감응기가 깨어난 것이다. 그것은 가히 재앙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감응기가 설치된 지역에 살고 있던 동식물이, 또다시 감응기의 오라에 잠식당해, 서서히 마물화(魔物化) 되어갔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오리하르콘의 에너지는 마탑을 중심으로 서서히 퍼져 나가고 있었다.
처음 그 일이 일어난 곳은 이그너스 제국의 변방에 있는 고대 사원이다.
정확히는 대지모신 키벨레의 사원이 있던,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아 황폐해진 그 곳에서 최초의 변이가 일어났다.
'크르르르……'
보통의 샤벨 타이거 보다 세 배 쯤 큰 몸집의 동물이 눈에서 혈광을 뿌리며 서서히 일어섰다.
두개의 송곳니는 코끼리의 상아처럼 입술 밖으로 튀어 나왔는데 마치 단검처럼 날카로웠다.
전신이 드러난 동물은, 고대 아틀란티스인들의 시대에 종종 목격되었다던 마물 스밀로돈 이었다.
스밀로돈의 귀가 쫑끗 세워졌다. 멀리서 뭔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스밀로돈의 몸이 소리를 따라 서서히 움직였다.
“이랴! 어서 가자! 가!”
마부가 큰소리로 외치며 채찍을 휘둘렀다.
어쩐 일인지 말들이 굼뜬 행동을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늦었는데, 오늘따라 말까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