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어두운 이른 새벽, 이그너스 제국의 수도 아다브에 있는 근위기사단 연병장으로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그들은 전신에 은빛 갑주를 착용했는데, 흉부에 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독수리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그너스 제국을 지탱하는 힘이자 황실의 자랑인 근위기사단이다.
조용히 숨을 쉴 때마다 기사들의 코와 입에서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마지막으로 기사단장인 라임하르트가 황제 이그너스 13세를 모시고 나타났다.
이그너스 13세가 사열대 위로 올라가 준비된 의자에 앉자 붉은 망토를 걸친 기사 백여 명이 사열대 주변을 에워 쌓았다.
천명이나 되는 기사들을 지그시 바라보던 이그너스 13세가 손을 들어 올렸다.
사열대 옆에 세워져 있던 임시천막에서 스물 네 명의 마법사들이 조용히 걸어 나왔다.
검은 로브를 걸친 마법사들은 열두 명씩 두 줄인데 하나같이 품에 황금색 상자를 안고 있었다. 마법사들의 선두에 서 있는 사람은 칼로스와 코르테즈였다.
마법사들은 사열대를 중심으로 좌우로 길게 벌려 섰다.
준비가 끝나자 기사단장 라임하르트가 이그너스 황제에게 목례를 해 보인 후 가장 먼저 마법사들의 앞으로 걸어갔다.
칼로스가 황금색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었다.
순간 붉은 광채가 하늘로 솟구쳤다.
칼로스는 상자 안에서 완두콩 하나 크기의 붉은 보석을 꺼내 라임하르트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라임하르트의 갑주에 새겨진 독수리의 눈에 그것을 밀어 넣었다.
“덤 에딘 마르”
칼로스가 조화와 결합의 마력주문을 영창하자, 은빛갑주가 “드드드드” 소리와 함께 진동을 일으켰다.
라임하르트가 고통스러운 듯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진동이 사라지고, 독수리의 눈에서 붉은 광채가 번득였다.
잠시 후 라임하르트가 천천히 검을 뽑았다.
곧이어 두 손으로 검을 잡고 천천히 숨을 고르자, 검신은 이내 붉은 광채로 뒤덮였다.
“차합!”
라임하르트의 입에서 기합 소리가 터져 나왔다.
순간 붉은 검신이 1미터나 더 뻗어났다.
“아아!”
“오러 블레이드!”
침묵하던 기사들의 입에서 신음과 탄성이 흘러 나왔다. 소설 속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던 오러 블레이드의 초현(初弦)에 놀란 것이다.
이그너스 13세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라임하르트는 오러 블레이드를 유지한 체 검술을 펼쳤다.
라임하르트가 비전의 검술 시연을 마치고 착검하자 황제의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떠올랐다. 오리하르콘은 보통의 기사를 단숨에 소드 마스터로 만들었다. 더 이상 북방의 이민족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아니 이제부터 대륙은 자신의 기사단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라임하르트가 자리로 돌아오자 사열대 주위를 호위하고 있던 붉은 망토의 기사들이 차례로 마법사들 앞으로 걸어 나갔다.
잠시 후 붉은 망토의 기사들이 오리하르콘의 장착을 마치고 다시 사열대로 돌아왔다.
그 뒤로 천명의 기사들이 순서대로 오리하르콘을 장착하기 시작했다.
이그너스 13세는 모든 기사들이 그들의 갑주에 오리하루콘을 장착할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