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가급적이면 선두는 서지 않는 게 좋을 걸세”
“마물이 벌써 경비대 150을 해 먹었잖나. 상대를 알기 전까지 몸을 사리는 게 낫지 않겠나?”
“블러드 용병단의 단장이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걸”
“허허, 용병단을 말아 먹지 않으려고 배운 처세술일세”
“알겠네. 자네도 조심하게”
“그러지.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레오의 곁에 날파리들이 꼬이지 않게 해줘. 뒤처리하기도 지친다고”
“후후, 그 사람 앓는 소리는! 나는 이만 가보겠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던 막심이 클라우드 용병대원들이 있는 곳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처음과 달리 많이 지친 걸음 걸이였다.
레오디나스는 어둠의 숲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본래는 한 달 전에 레아를 만났어야 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마물의 준동에 용병단이 바빠 몸을 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알고 지내던 상인을 통해 어둠의 숲에 일이 터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만사 제쳐두고 어둠의 숲에 있는 화전민 촌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곳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초토화 되어 있었다. 지나던 용병들의 말에 의하면 전염병이 돌까봐 누군가 시체를 모아 불살랐다고 했다.
‘레아, 정말 죽은 거냐’
모두가 죽었어도 레오디나스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화전민 촌이 불타 사라졌지만 레아가 살던 오두막은 무사했다. 레아의 오두막은 화전민 촌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마물의 눈을 피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눈치 빠른 레아는 마물을 피해 어둠의 숲 어딘가로 달아났을 것이다.
“괜찮겠나?”
갑작스러운 소리에 레오디나스가 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블러드 용병단의 단장 레이몬드가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네, 언제 출발 한답니까?”
“점심을 먹고 바로 간다는군”
“그렇군요”
“자네를 믿지만 노파심에서 한마디 하자면, 어둠의 숲은 그 끝을 알 수가 없을 만큼 깊다네.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개인적인 행동은 자제 하는 게 좋을 걸세”
“저는 블러드 용병단의 일원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그 대답이 마음에 든다는 듯 레이몬드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고맙네”
“별말씀을요”
레이몬드가 레오디나스의 어깨를 툭 쳐 보이고 다른 용병들이 있는 곳으로 옮겨 갔다.
어수선한 가운데 짧은 점심시간이 지났다.
8개 용병단의 단장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용병들을 하나 둘씩 불러 들였다. 숲에 접한 넓은 공터는 이내 용병들로 가득했다.
용병들의 움직임을 무심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크라우스 백작이 부단장에게 물었다.
“용병 중에 기사 정도의 능력을 가진 자들이 몇이나 되나?”
“용병단장 8명은 확실 합니다. 그 외에 용병단 별로 한두 명씩 뛰어난 자들이 있습니다”
“흐음, 20명이 못되는 숫자겠군”
“그렇습니다”
“우리 기사들까지 합치면 대략 30명인가……. 자네가 역사에 좀 밝지?”
부단장인 마운트 남작이 가볍게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