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라우스 백작은 석궁수들이 모일 때까지 칼라후를 노려보고만 있었다.
검 끝으로 마물을 견제하며 서있던 마운트 남작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마물이 움직이기 전에 공격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기다릴 수 있는 만큼 기다리는 게 유리하네. 어차피 시간이 필요한건 우리니까 말일세”
“그것도 그렇군요”
마운트 남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물의 상처는 하루 이틀에 치료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토벌대의 진형이 갖추어지길 기다리는 게 낫다.
“석궁수의 화살에 부상을 입는다는 걸 알았으니 조금이라도……”
크라우스 백작이 말을 멈췄다.
갑자기 마물 칼라후가 움직였기 때문이다.
“으헉! 이리로 온다!”
“이런 씨벌! 병신 같은 석궁수들은 아직도 못 따라 온 거냐!”
“주, 준비해!”
레이몬드의 주변에 모여 있던 용병 단장들이 허둥댔다.
용병들이 난리를 치거나 말거나 마물 칼라후는 달빛을 받으며 느긋하게 움직였다.
“백작님, 마물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마운트 남작의 말에 크라우스 백작이 답했다.
“아직……. 조금 더 기다린다. 마물이 기사들을 노리고 온다면 모를까. 용병단장 열 명보다 석궁수 열 명이 더 필요한 때다”
“알겠습니다”
마운트 남작은 군말하지 않았다.
용병단장보다 석궁수들의 지원을 더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마운트 남작과 기사들은 검을 뽑아들었지만 용병단장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들이 지나온 길을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었다.

마물 칼라후의 눈빛에 질린 레이몬드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러다 보니 레오가 가장 선두에 서게 됐다. 용병단장과 실력이 뛰어나 동행하게 된 용병들도 앞에 서길 꺼려했다. 그러다 보니 레오가 선두에 나선 형국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레오는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아니, 미친 사람처럼 오히려 한걸음 앞으로 걸어갔다. 칼끝을 지면에 늘어뜨린 채로 말이다.
“레오!”
“칼을 들어!”
“미, 미친 거냐!”
용병들의 외침을 뒤로 하고 레오는 홀린 듯 마물 칼라후를 향해 걸어갔다.
머뭇거리던 레오의 걸음걸이는 칼라후와 눈이 마주치자 더욱 빨라졌다.
‘레아다!’
눈이 마주친 순간 레오디나스는 알 수 있었다.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마물은 레아였다. 마물은 레아가 당황할 때 짓는 특유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
“레아! 나다. 레오디나스! 나는 네가 죽지 않았을 거라고 믿었다!”
말과 함께 레오디나스는 칼을 내던졌다.
레아에게 칼을 휘두를 수는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