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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54. 아버지의 이름으로(4)

아버지의 이름으로(4)

“그게 무슨 소리에요?”
쿠베라의 극단적인 말에 아틀라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쿠베라가 레오디나스를 힐끔 바라보았다.

“레오디나스님, 아틀라스에게 진실을 말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는데……”

“하지만 이런 일은 뒤로 미룰수록 말을 하기가 어려운 법입니다”

쿠베라의 고집에 결국 레오디나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솔직히 자신의 입으로는 사실을 말할 자신도 없었다.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이것도 기회라면 기회였다.

“세상에 마물 칼라후로 알려진 사람이, 네 어머니인 레아였단다”

“……”

아틀라스는 말없이 눈을 감았다.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엄마의 음성이 다시 귓가에 울리는 것 같았다.


“아가, 울지 마. 엄마도 울지 않을 게. 알았지? 그래, 착하구나. 네 이름은 아틀라스야. 엄마 이름은 레아. 잊지 않을 거지? 엄마도 평생 너를 잊지 않을 거야. 나중에, 나중에 우리 함께 살자꾸나”


아틀라스는 “은혜를 갚기 위해 왔다”는 중년의 남자 쿠베라와 함께 태양의 정원을 나섰다.

레오디나스는 아틀라스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시선을 떼지 못했다.

“아틀라스, 너는 내 아들이다”

비록 너는 내가 밉겠지만, 레아와 약속했으니까, 우리는 가족이다.

지금 너를 떠나보내는 것은 네가 독립을 원해서다.

결코 우리가 원수이기 때문이 아니다.

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54. 아버지의 이름으로(4)

세상은 갑자기 출현한 마물로 인해 뒤숭숭해졌다.

하지만 마물의 시대가 열린 지 일 년 만에 사람들은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람을 잡아먹는 흉폭한 마물보다 더 무서운 것은 뜻밖에도 인간이었다.

그 참담한 일의 주역은 이그너스 13세였다.

이그너스 제국의 황제 이그너스 13세는 북방 정벌이 끝나자마자 북부군의 주력을 남쪽으로 돌렸다. 힘이 없어 이민족에게 국경을 침탈당한지 일 년 만에, 제국은 스스로의 힘으로 남방의 경계선을 허물어뜨리고 만 것이다.

일방적으로 국경을 넘어간 이그너스 13세의 사자(使者)들은 남방의 왕국들에게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질서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했다. 그들이 말하는 새로운 시대란 “마물의 시대”였다. 사자들은 “효과적으로 마물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질서가 필요 하다”고 했다. 새로운 질서의 중심에는 이그너스 제국이 있어야함은 물론이다.

고압적인 태도의 사자들 앞에서 남방의 왕국들은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하나는 제국에 귀속되어 왕국의 이름을 보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쟁을 벌이는 것이었다. 남방의 왕국들은 제국과의 전쟁 선포를 고민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그너스 제국은 북방의 이민족에게 시도 때도 없이 침탈당할 정도로 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은 오래지 않아 드러났다. 제국의 기사단은 무도회장에서 화려한 옷으로 이름을 떨치던 과거와 달랐다. 그들은 단 한차례의 패배도 없이 파죽지세(破竹之勢)의 기세로 남방의 왕국을 점령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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