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메티스 용병단에 고용된 것 뿐이다”
“그, 그건, 네가 혹시라도 그 돈을 헛되게 쓸까봐 미리 받아 둔 것 뿐이다”
“물론 그러시겠죠. 하지만 괜찮아요. 저는 오히려 쿠베라씨에 대한 오해를 하지 않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응? 오해라니? 잘했다. 앞으로도 그런 거는 절대 하지 말아라”
“그럴 생각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내가 쿠베라씨의 아들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적이 있어요. 하지만 저를 용병단에 판 걸 보면, 그건 확실히 아닌 거죠. 덕분에 복잡한 문제가 하나 사라져서 얼마나 마음이 개운한지 몰라요”
“하하, 엉뚱한 생각을 하는구나. 어쨌든 내가 너를 팔았다고 오해하지는 말아라. 나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쿠베라는 괜히 입맛이 썼다.
자기 스스로 아버지의 자리를 걷어찼다는 생각이 든다. 레아에 이어 아틀라스까지 자신의 손에서 떠나는 느낌이다.
“다 하늘의 뜻이죠. 기술이 없는 저를 누가 환영해 주겠어요? 용병단의 시종이라면 모를까”
“그런데 대체 누가 너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준 거냐?”
쿠베라는 정말 그놈이 누군지, 찾아서 입을 찢어 주고 싶었다.
‘제길! 누군지 몰라도 그놈이 설레발을 치지 않았다면 이야기가 훨씬 더 부드럽게 풀렸을 텐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아틀라스의 귀에 들어갔는지 궁금하다. 혹시 술에 취해 헛소리를 했던 걸까?

“메티스 용병단에 제 친구가 하나 있거든요”
“친구?”
“저 같은 신전 출신의 아이들이 갈 곳이란 게 뻔하잖아요. 작업장의 조수 아니면 용병의 시종이죠”
“그, 그렇구나”
“어쨌든 쿠베라씨, 지난 3년 동안 보살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돌연 아틀라스가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아니, 뭐, 그렇게 까지……”
“선불금은 제가 쿠베라씨에게 드린 것으로 할게요”
“……”
쿠베라는 아니라고 말하지 못했다. 누가 봐도 전에 없던 아틀라스의 정중한 인사는 관계를 정리하는 사람의 것이었다.
빌어먹을 도박이, 5년의 선불금이, 마지막 기회를 날려 버린 셈이다.
“건강해라”
“그래야죠. 이젠 몸뚱이가 재산인데”
소년답지 않은 대답에 쿠베라는 씁쓸하게 웃고 말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침실로 가던 아틀라스가 생각난 듯 물었다.
“그런데 쿠베라씨는 엄마의 무엇이었죠?”
“……”
한참을 망설이던 쿠베라가 중얼 거렸다.
“글쎄, 지나가던 남자라고나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