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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61. 아버지의 이름으로(11)

아버지의 이름으로(11)

다음날 아틀라스는 쿠베라의 집을 나갔다. 그리고 계약한 날보다 하루 먼저 메티스 용병단에 들어갔다.
그전에 쿠베라는 하루 더 머무르라고 권유 했지만, 작별인사까지 나누고 쿠베라와 같은 집에 있을 수는 없었다.

솔직히 쿠베라의 이해할 수 없는 친절이 부담스러워 함께 있고 싶지도 않았다. 생각할수록 쿠베라는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오갈 데 없는 자신에게 3년간이나 친절을 베풀었지만, 결국 용병단에 팔아 버린 비정한 남자였다. 대체 어떤 게 그의 본래 모습일까?

메티스 용병단에는 아틀라스 외에 이미 네 명의 시종이 있었다. 본래는 텃세가 좀 있었을 테지만 다행히 아틀라스는 별일 없이 넘어갔다. 용병단이 비상소집령으로 바쁘게 움직인 탓도 있지만, 시종들 가운데 태양의 정원 출신이 무려 2명이나 됐기 때문이다.

“큰일이야. 전쟁이 날거래”

카일의 말에도 아틀라스는 여전히 시큰둥한 표정이다.

아틀라스는 말없이 숫돌에 검 날을 갈기만 했다.

'스윽. 슥'

그런 동갑내기 아틀라스의 반응에 카일이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너는 걱정도 안 되냐?”

“뭐가?”

일순간 카일은 할 말을 잃고 눈만 끔뻑였다.

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61. 아버지의 이름으로(11)

장난이 아니다. 아틀라스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었다. 전쟁이 날거라는 소리를 듣고도 말이다. 아틀라스는 태양의 정원에서도 특이한 녀석이었지만 저 정도였을 줄이야! 피 튀기는 싸움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단 말인가?

“인마! 전쟁이 나면 우리는 최전선으로 나가게 될 거야. 용병이니까”

“그러겠지”

“우리같이 준비가 안 된 애들은 첫날에 다 죽을 거라고”

“애들만 죽는지 아냐? 어른들이 더 많이 죽는다”

“그래, 어른도 죽겠지. 여하튼 우리는 반드시 죽는다고. 아무도 우리를 위해 싸워주지 않을 테니까”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 아닌가? 어른 용병들도 다른 사람을 위해 싸워주지는 않잖아. 자기 목숨은 자기가 지키는 거라고”

“말은 잘하는데, 우리가 제대로 싸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우린 그냥 밥이야 밥”

“자꾸 우리, 우리 하는데, 거기서 나는 좀 빼줘라”

“왜? 너는 예외 일 것 같냐?”

“어, 나는 나를 지키기 위해서 싸울 생각이거든. 누구든지 나를 죽이려면 내 검을 넘어서야 할 거야”

아틀라스의 얼굴은 진지했다.

카일은 그런 아틀라스를 보며 피식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식, 말은 잘한다. 말만 들으면 십년쯤 용병생활을 한 사람 같다”

“죽고 사는 문제에 있어서는 하루든 십년이든 별 차이 없어. 살 사람은 살고 죽을 사람은 죽는 거야”

“누가 그래?”

“……”

순간 아틀라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건 모두 레오디나스가 평소에 하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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