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친구 소심하기는! 우리는 생사의 전투를 수없이 치르고 살아남은 진짜 용병님이시라고. 쟤들은 아직 사람도 죽여 본 적이 없는 신입들이고.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그게, 그러니까, 알고 보니까 내가 출생 신고를 좀 늦게 했더라고. 너도 그렇잖아? 원래 우리 태양의 정원 애들은 늦게 신고하잖아. 그러니까 우리의 진짜 나이는 19세라고……”
“하하! 그럼, 우리에게 진짜 나이를 가르쳐 준 사람은 누구냐? 설마 그냥 혼자 찍은 거야?”
“그, 그게, 거 왜 있잖아? 너랑 친하게 지내던 늙은 사제”
“코넬리우스님?”
“그래, 맞아, 그분이 가르쳐 줬어. 그렇지?”
카일이 간절한 눈빛으로 아틀라스를 바라 보았다.
하지만 아틀라스는 그런 카일의 애절한 호소를 외면했다.
“쯧쯧! 이친구야. 그냥 나이대로 살자. 뭐가 아쉬워서 나이를 올려? 용병은 무조건 살아남는 게 최고의 선이야. 다른 건 다 필요 없다고”
“제길, 누가 그래?”
“그렇게 말한 사람 있어. 생존이 최고의 선이자 의무라고……”
아틀라스가 푸른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이지스 부대가 온다는 말을 들어서 일까? 불현 듯 잊고 있던 레오의 얼굴이 떠오른다. 언제 부터인가 용병왕이라 불리는 원수 아닌 원수.
정오 무렵, 700명이나 되는 용병들이 라만차 평원의 입구에 나타났다. 평원의 바람이 용병대를 휩쓸고 지나갔다. 선두에 선 용병의 금발이 사자의 갈기처럼 세차게 휘날렸다. 용병왕 레오다. 그가 마침내 이지스 부대를 이끌고 라만차 평원에 도착한 것이다.
“대장, 저기 군단장(軍團長)의 깃발이 보이는데?”
레오의 옆에 있던 거구의 사내가 정면을 가리켜 보였다.
멀리 기마병(騎馬兵) 다섯이 우뚝 서있다. 그들이 들고 있는 창대에 용병군단을 상징하는 사자문양의 깃발이 걸려 있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사자문양을 보고 있던 거구의 사내, 이스트가 피식 웃었다.
“푸후~ 그러고 보니 저거 옛날에 대장이 가지고 다니던 그림 아니야?”
그래서 사람들은 레오를 사자검이라고 부른 적도 있었다.
“군단장이 어지간히 대장을 좋아하나봐? 사자를 군단기로 사용하는 걸 보면”
“……”
레오는 묵묵히 걷기만 했다.
기병들이 바람처럼 레오의 앞으로 달려왔다.
그중 한 사람이 레오를 발견하자마자 말에서 뛰어 내렸다.
“레오디나스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기병들을 이끌고 마중을 나온 사람은 라미우스 남작가의 가신(家臣)인 기사 홀랜드 였다.
“반갑소”
레오는 그 말을 끝으로 입을 열지 않았다.
순간 홀랜드의 얼굴에 어색한 미소가 떠올랐다. 부친인 라미우스 남작과 의절(義絶)했다고 하더니 가신들을 대하는 태도가 차갑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