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두 놈의 목을 베어 지휘본부 앞에 세워둬. 날이 밝으면 군단장님께서 찾아오실 지도 모르니까. 그렇게라도 화를 풀어 드려야지”
“놈도 부상을 입었으니까 오래 버티지는 못할 거야. 남쪽으로 향한 모든 길을 봉쇄하고. 엘루아 공국의 국경수비대에도 사람을 보내. 놈이 엘루아 공국을 통해 달아나 버려도 골치 아프니까”
“알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라무가 급히 돌아나갔다.
날이 밝기 전에 처리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남쪽으로는 모든 길을 봉쇄하고, 서쪽으로는 엘루아 공국의 국경수비대를 다그쳐야 한다. 그렇게 해도 놈을 잡지 못하면, 자신은 영원히 제국의 최전선을 떠돌다가 죽고 말 것이었다.
제국군 3군단 휘하 천부장 마르쿠스의 예감은 적중했다.
날이 밝기도 전에 조카의 전사 소식을 들은 크롬웰 군단장이 친히 마르쿠스의 부대를 찾아 온 것이다.
크롬웰 군단장은 지휘막사의 앞에 세워져 있는 장대, 정확히는 그 위에 꼬치처럼 꿰어져 있는 두 개의 머리를 힐끔 올려다보았다.
“저건 뭔가?”
크롬웰 군단장의 물음에 마르쿠스가 급히 답했다.
“각하, 저것은 아군 정찰대에 피해를 입혔던 용병들의 머리이옵니다”
“그러니까 그게 왜 지휘막사 앞에 있느냐는 말이다”
“놈들에 의해 정찰대가 피해를 입었기에……”
마르쿠스는 말끝을 흐렸다.
사실 저 용병들의 머리를 매단 것은 앞에 서있는 군단장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치워 버려라. 일개 용병들의 머리를 지휘막사의 앞에 두다니? 꼴불견이다. 왕이나 총사령관의 머리라면 모를까”
“예!”
말은 그렇게 했지만 크롬웰 군단장은 용병의 머리를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
하나 밖에 없는 조카의 목숨을 앗아간 자들이다. 문무(文武)에 뛰어나 전도유망(前途有望)하던 조카였다. 생각할수록 이가 갈린다. 만약 그가 유명한 전장에서 죽임을 당했다면 억울하지도 않다. 이동 중에 용병부대를 만나 죽었다니? 개가 웃을 일이다.
“적 생존자는?”
“한 놈이 살아서 도주 중입니다만. 곧 생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천명의 기병대가 서남부 방면을 물 샐틈 없이 수색하고 있습니다”
“군단의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잡아야 한다”
크롬웰의 말에 마르쿠스가 힘차게 대답했다.
“예! 전투로 지친 놈이니 기병대의 추격을 따돌리지 못할 것입니다”
“……”
잠시 생각하던 크롬웰이 다시 물었다.
“놈들과 조우한지 몇 시간이 지났나?”
“9시간이 지났습니다”
마르쿠스의 말에 크롬웰이 인상을 찡그렸다.
달리 말하면 9시간이 지났어도 아직 놈을 잡지 못했다는 소리다. 그건 좋지 않은 징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