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이 개자식아!”
'쩡'
설인의 손짓에 라무의 대검이 중간에서 뚝 부러졌다.
“으아아!”
라무가 반토막 난 대검을 미친 듯이 휘둘렀다.
그런 라무에게 설인이 손을 뻗었다.
기회를 엿보고 있던 라무가 거대한 설인의 손을 부러진 대검으로 베었다.
'턱'
대검은 맥없이 설인의 손바닥에 잡혔다.
라무가 황당한 표정으로 설인을 바라보았다.
설인이 다른 손으로 라무의 머리를 움켜잡았다.
그리고 라무가 뭐라고 소리 지를 틈도 없이 입으로 가져가 으적으적 씹었다.
'아드득. 아드득'
뼈를 씹는 소리가 협곡위로 울려 퍼졌다.
살아남은 병사들은 저항 할 의지를 잃고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 몇몇 병사들의 발 아래로 누르스름한 물이 흘러 내렸다.
머리통을 먹고 난 설인은 다시 원을 좁혀왔다.
그리고 잠시 후 포식을 한 설인이 느릿하게 어디론가 걸어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라무의 백인대가 있던 자리에 다섯 명의 기사가 나타났다.
검붉은 피 웅덩이와 잘게 조각난 시체조각을 살피던 필립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뭐지?”
기사 아이젠이 시체의 잔해들 속에서 찢어진 깃발 하나를 찾아들었다.
“이걸 보십시오. 제국군 백인부대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체조각들이……. 마르쿠스 천부장이 투입했다는 백인 부대인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제국군 백인 부대를 누가 이렇게 몰살 시킬 수 있지?”
필립의 물음에 기사들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 나왔다.
아이젠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마물이 출현 한 것 같습니다”
“허어, 죽음의 회랑에 마물이라니. 정말 최악이야”
필립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자연 환경 만으로도 힘에 버거운데 마물까지 출현하다니, 그야말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이 아닌가.
“이래서야 적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도 없게 됐군”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군가 여기서 살육의 현장을 지켜보다가 떠났습니다”
엘리시안이 어딘가를 가리켜 보였다.
과연 바위 틈 사이에 핏자국이 떨어져 있다.
필립이 확인차 다시 물었다.
“백인부대의 것일 수도 있지 않나?”
“핏자국이 온 방향이 백인부대와 다릅니다. 이 사람은 처음부터 백인부대에 섞여있지 않았습니다”
“쯧! 목표물에 가까이 왔어도 좋아 할 수가 없게 됐군. 어떤 놈인지 잡기만 하면 제국군의 피 값을 물게 해 줄 테다”
핏자국을 살피던 아이젠이 중얼 거렸다.
“용병에게 돈이나 있겠습니까”
“머리가 돈이 되는 놈들이지 않은가. 기사단장님은 입 씻고 모른 척 할 분이 아니니까. 부지런히 움직여 보자고. 마물에게 놈이 잡혀 먹히면 모두 헛고생이 될 테니까”
아이젠이 벌떡 일어섰다.
“아! 그렇군요. 진짜 서둘러야겠습니다. 놈의 몸에서 피 냄새가 날 테니, 마물이든 야수건 계속 꼬일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