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처럼 투명한 보석은 의외로 반짝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사마귀나 상처의 딱지로 여겨질 정도다.
“하아! 어쨌든 살아남은 건가?”
중얼 거리던 아틀라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외로 몸이 가볍다.
그렇게 피를 흘리고 혹사시켰는데도, 마치 휴양지에서 갓 돌아온 것처럼 기운이 넘쳤다.
마음 같아서는 마물이 다시 나타나도 한주먹에 때려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틀라스는 뿌듯한 마음으로 고개를 들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있다.
해가 지는 방향을 살피던 아틀라스는 협곡으로 다시 걸어 들어갔다.
“당신이라면 어디로 우회할 건가요?”
“나는 동쪽으로 갈 것이다”
분명히 레오는 동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레오 따위가 갈 수 있는 길이라면 자신도 갈 수 있다.
“흥! 용병왕이라고? 두고 봐. 나는 당신의 이름을 내 발아래에 둘 거라고. 죽음의 회랑이 뭐 어쨌다고? 그런 게 무서웠으면 용병이 되지도 않았다고!”
혼자서 씩씩거리던 아틀라스는 협곡 깊숙이 걸어 들어갔다.
기다렸다는 듯 협곡의 안쪽에서 냉기가 휘몰아쳐 왔다. 하지만 아틀라스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죽음의 회랑은 용병왕 레오를 뛰어 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다.’라고.

“멈춰!”
아이젠이 고함을 지르며 육중한 소드를 휘둘렀다.
하지만 설인은 아랑곳 하지 않고 필립의 머리를 움켜잡았다.
'깡'
아이젠의 소드가 설인의 등짝을 베었지만 요란한 소리와 함께 튕겨 나고 말았다.
그사이 설인은 필립의 머리를 가볍게 돌렸다.
'콰득'
“큭”
필립은 저항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와드득. 와득'
설인은 기사들의 칼을 등으로 막으며 태연하게 머리를 씹었다.
아이젠이 절망어린 눈빛으로 엘리시안을 바라보았다.
“엘리시안! 달아나라! 이건 우리가 알고 있는 마물이 아니다!”
“싫어요! 같이 죽여요! 근위기사들을 잡아먹은 놈이라고요! 절대 못가요!”
엘리시안이 훌쩍 몸을 날려 날렵하게 생긴 칼로 설인의 목덜미를 찔렀다.
'쩡'
무시무시한 블레이드가 실린 칼이었지만 설인을 돌아보게 만드는데 그쳤다.
설인이 들고 있던 몸체를 뒤로 던졌다.
그리고 엘리시안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