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한 게임업체들에게 설문을 진행하면서 본 표정들이다. 한결같은 부담감이 서려 있었다. 혹여 카카오에 불만을 담은 설문을 진행한 사실을 들키지는 않을까. 이로인해 괜히 피해를 입게 되는 건 아닐까 노심초사하는 표정이었다. 선뜻 설문을 내주는 업체도 많지 않았다. 설문 회수율은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했다.
상생.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간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다. 너도 살고 나도 살자는 뜻이다. 이제는 개구리가 된 카카오가 올챙이적을 떠올리며 내세운 단어가 바로 상생이다. 카카오톡에 입점만 하면 누구든 함께 간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도 뚜렷한 온도차가 난다. 상생이 아닌 상관으로 카카오를 모셔야한다는 말이 농담처럼 흘러나올 정도다. 카카오가 말로만 상생을 외치는게 아니라면, 업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iOS-안드로이드 동시 출시 정책은 업체들에게 큰 부담이다. 애플의 앱스토어 입점 정책이 매우 까다로워 출시 일정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 또 시장 규모도 구글 오픈마켓에 비해 턱없이 작은 애플 앱스토어 때문에 '노른자위' 구글 시장을 놓치는 것이 업체들로서는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파트너 업체들에게 iOS-안드로이드 동시 출시를 강제한 카카오가 정작 카카오 페이지는 안드로이드 버전만 먼저 출시한 점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카카오의 입점 수수료도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업체들은 목소리를 모았다.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려면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보다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애플, 구글 등 오픈마켓 사업자가 전체 매출 중 30%를, 카카오가 21%를 입점 수수료로 취하는 구조다. 여기에 퍼블리셔에게 절반 가까이 매출을 배분해 주고나면 개발사에게 돌아가는 몫은 많아야 20% 안팍에 불과하다. 개발사가 지속적으로 게임을 개발할 환경을 갖추기에는 턱없이 적은 수익이다. 카카오가 입점 수수료를 소폭 낮추거나 매출 확대에 따른 인센티브를 개발사에 돌려준다면 이 문제는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다.
갑으로 부상한 카카오, 상생을 계속해서 부르짖고 싶으면 그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단순히 말 뿐이 아닌 피부로 와닿는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상생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