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업체가 지방에서 기자간담회를 준비했습니다. 당일치기로 이뤄진 덕에 행사에 저녁에 숨가쁜 일정이었죠. 멀리서 기자들이 내려왔기에 해당 업체는 술자리 겸 저녁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이 테이블 한 자리씩 나눠 차지하고 군데군데 기자들이 자릴 잡았습니다. 해당 업체의 발표 내용에 대해 질문이 오가기도 하고, 식사를 하며 가벼운 대화들이 이어졌습니다.
1분 이상 정적이 흘렀을까요, 두 사람 모두 "아~"라는 감탄사를 외쳤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호구조사... 알고 봤더니 두 사람은 중학교 동창이었던 겁니다. 기억 저편의 사건들이 하나씩 조각이 맞춰지면서 어느새 '기자님', '이사님' 이란 호칭은 서로 '~야'라는 이름으로 변화게 되더군요.
서로 짝꿍도 했다던 두 사람, 시간이 흐르고 사회에서 풍파를 맞다 보니 옛 얼굴이 많이 지워졌나 봅니다. 테이블에서 오가던 심각한 얘기들은 두 사람의 추억찾기로 변했습니다. 초면인 줄 알았고, 서로 어려워했던 두 사람은 20년이 훌쩍 지난 그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딱딱했던 자리도 부드러워 졌지요.
일정 때문에 급히 상경해야 했던 두 사람은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친구', '추억'이란 단어들은 언제 들어도 마음 한 켠이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오랜만일지라도 오늘 휴대폰 속 오랜 전 친구에게 '보고 싶다'라고 전하는 건 어떨까요? 이상 ABC뉴스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