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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내 행운을 돌려줘

신작을 출시하는 게임업체가 많아지면서 기자 간담회가 많은 요즘입니다. 요즘은 예전과 비교해 뜸하긴 하지만 간담회 말미에 종종 '럭키 드로우'가 진행되기도 하는데요. 이번 ABC 뉴스에서는 한 선배에게 행운을 빼앗긴 비운의 A기자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올해로 게임업계 출입 6년차를 맞은 A기자는 운이 지지리도 없습니다. 지난 6년간 단 한 번도 '럭키 드로우'에서 당첨된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A기자는 '럭키 드로우'를 할 때마다 "문화 상품권이나 열쇠고리라도 좋으니 단 한 번이라도 이름이 불려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하곤 합니다.

A기자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았는지, 최근 열린 한 간담회에서 무려 1등 상품에 당첨이 됐습니다. 그런데 웬걸, 정작 상품은 A기자의 선배인 B기자가 가져갑니다. 상품을 뺐겼냐고요? 그건 아닙니다.

알고보니 '럭키 드로우'를 한다는 소리에 명함을 가져오지 않은 B기자가 후배인 A기자의 명함을 한 장 빌렸고, 줄을 그은 뒤 자신의 이름을 적은 거죠. 그렇게 넣은 명함이 1등 상품에 당첨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B기자가 호명되기 전까지만 해도 A기자의 심장은 상당히 쿵쾅댔을 겁니다. 사회를 맡은 전용준 캐스터가 1등 상품에 당첨될 명함을 받아들고는 "아! 오늘 질의응답 시간에 질문을 하신 분이 당첨됐습니다"라고 했는데, A기자도 질문을 했거든요.

혹시 본인이 아닐까 한껏 기대감으로 부푼 A기자의 얼굴은 전용준 캐스터가 B기자의 이름을 호명함과 동시에 허탈감으로 가득 메워졌지요. 그동안 한 번도 당첨된 적이 없었는데, 이제서야 당첨됐는데, 그것도 1등인데, 그 명함이 내 명함인데, 새카맣게 타들어가는 A기자의 속은 아는지 모르는지 B기자는 무대 위로 올라가 1등 상품인 '와이드 모니터'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습니다.

무대에서 내려온 B기자, 자리로 돌아가며 상품을 A기자 뒤에 내려둡니다. 오, 역시 대인배? 하지만 행사가 끝난 뒤 상품을 챙겨가는 B기자. 자리까지 들고가기 무거워 잠시 내려놓은 거랍니다.

B기자는 A기자에게 '맛있는 것을 사줄테니 말만 하라'고 했습니다. A기자는 무엇을 얻어 먹어야 빼앗긴 것 같은 행운을 되찾은 기분이 들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와이드 모니터' 값을 상회하는 것을 부를지도 모르겠네요.

A기자는 액정이 박살난 아이패드1과 아이폰3GS를 꿋꿋하게 쓰고 있습니다. '럭키 드로우'로 당첨될 때까지 절대 바꾸지 않겠다고 하는데요. A기자가 올해 안에는 꼭 '럭키 드로우'에서 이름이 불려지길 바라면서 이만 ABC뉴스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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