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게 서두를 꺼낸 건 쉼 없이 달려온 '메이플스토리2' 개발자들에게 이 말을 권하기 위해서다. 7월 오픈부터 메이플 월드를 더 넓히기 위해 업데이트 날짜를 미리 고지할 정도로 스스로를 다그쳤다. 회사와 게이머들의 기대, 대작이라는 이름값에 부흥하기 위해 더 많은 즐길거리를 내놓기 위해 매진해 왔다.
기대처럼 '메이플2'는 초반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PC방 순위 4위에 안착했다. 모바일 전성시대에 변화가 거의 없던 PC방 순위를 요동치게 만든 것만으로 성공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두 달여가 지난 지금의 모습은 그때보다 힘이 빠진 것이 사실이다. '신작 효과'가 사라졌고 경쟁게임이 많아진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그래서 더 새롭고 다양한 것을 내놓기 위해 콘텐츠를 추가한 것이겠지만, 이용자들은 놀 것이 없어서야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이유 때문에 떠나고 있다.
'메이플2'를 즐기는 팬 입장에선 숙제와 같은 밸런스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크게 세 가지가 문제다. 열쇠, 채널, 퀘스트 시스템이 그것이다.
이는 곧 게이머들 간의 계층을 만든다. 파티를 못 구하니 '헤딩'을 할 수 밖에 없고 공략 경험을 얻을 기회도 적어진다. 반면,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계속 더 좋은 아이템을 얻게 된다. '열쇠' 때문에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사람에게 질책과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파티플레이와 공략의 재미를 줄 인던이 스트레스로 돌아오고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떠난다. 인던 공략을 성공했을 때만 열쇠를 소모하는 방식으로만 바꿔도 이러한 부작용은 상당수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획기적이었던 채널 시스템도 인던 파티를 찾는 사람들에겐 걸림돌이다. 수 백개 채널이 있어도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1채널. 다른 채널에 있어도 파티를 할 수 있지만 앞서 언급한 인던 공략에 자격이 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게이머들은 항상 1채널을 찾는다. 요즘처럼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자격요건에 따라 파티를 찾을 수 있게 매칭 시스템을 도입할 수도 있을 텐데 왜 그러지 않는지 의문이다. (결과적으로 인던 시스템이 개편되면 이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되겠지만.)
마지막으로 퀘스트의 필요성이다. 성질 급한 국내 게이머들은 레벨업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닥치고 사냥'은 어느 온라인게임에서 볼 수 있지만 유독 '메이플2'가 심하다. 파티를 하지 않아도 사냥감을 한 대만 때리면 경험치 전부를 가질 수 있기에, 인기 있는 사냥터에는 이용자들이 기계처럼 움직인다. 자동사냥이 활개치는 것도 이와 관계 있다.
몇 일만에 만 레벨을 찍으니 콘텐츠가 부족하단 말이 나오고, 개발자들은 새로운 것을 만든다고 진땀이다. 이것을 이용자 성향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다양한 퀘스트를 경험하도록 보상을 강화한다면 콘텐츠 소모를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