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지인 중에는 배 대여섯 척 가진 선주도 있고, 땅부자도 있고, 끼리끼리 통한다고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캐릭터 보면 딱 알죠."
"게임사에서도 종종 연락 옵니다, '불편한 건 없냐? 이런 방향으로 업데이트를 준비 중인데 어찌 생각하냐?' 등으로 물어봐요. 일종의 고객관리랄까?"
지난해 우리 사회를 관통한 금수저, 흙수저 같은 수저계급론은 게임이라고 예외는 아닌가 보다. 과거 온라인게임에선 오히려 시간 많은 사람이 열심히 중노동을 해서 게임 내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곤 했다. 현실은 암울한데 게임 속에선 영웅이 되는 현상이 많았다. 이러한 온, 오프라인의 괴리는 소위 '폐인'이라 불리는 게임 과몰입자를 낳는 폐단이 생기기도 했다.
모바일 전성시대를 맞은 지금은, 지난해 세상을 관통한 금수저, 흙수저 같은 수저 계급론에 지배를 받는 듯 하다. 부분 유료화가 보편적인 과금 형태가 되고, 돈을 많이 쓰면 쓸수록 강해지도록 만든 사업모델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흙수저도 모든 걸 공짜로 즐길 수 있는데 뭐가 나쁘냐'고 반문할 수 있을 수 있다. 맞다. 표면상으로는 계층도 없고 평등해 보이니, 공짜라는 걸 고마워 해야 할 수도 있다. 한낱 게임이란 취미생활에 계급론 같이 우울한 주제를 언급하는 것이 불쾌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출을 기준으로 무과금 유저를 무임승차자처럼 바라보는 시각이, 0.1% VVIP를 위해 그 나머지는 '들러리'가 돼야 하는 형태가 당연하다고는 볼 수 없다.
게임업체들은 항상 말한다. '저희 게임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유저들을 위해...' 여기서 사랑이란 '돈을 써 주는 사람'만을 의미하진 않을 것 아닌가. 그럼에도 0.1% '큰 손'들을 위해 운영과 업데이트 방향을 조율하는 업체를 보고 있노라면 씁쓸하기만 하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