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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낙인 우려, 13개 게임단체 보건복지부에 공개 질의

게임중독 논란을 일으킨 성남시 공모전 포스터(출처=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SNS).
게임중독 논란을 일으킨 성남시 공모전 포스터(출처=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SNS).
성남시와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이하 SNAC)가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한 AI 공모전을 강행하는 가운데 게임산업 관련 협회 및 단체가 단체 행동에 나섰다.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해 게임인재단,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정책학회, 한국컴퓨터게임학회, 한국e스포츠산업학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한국게임개발자협회, 게이미피케이션포럼, 현업온라인게임기획자모임, 게임e스포츠웹툰대학협의체, 게임인연대, K게임강국포럼은 20일 게임을 중독물질로 관리해온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공개 질의에 나섰다.

이번 사태는 성남시와 SNAC가 4대 중독을 주제로 공모전을 개최하면서 '인터넷 게임'을 4대 중독에 포함시켜 논란이 됐다. 이어 성남시와 SNAC가 4대 중독에 게임을 포함시킨 근거로 보건복지부 지침을 언급하며 논란이 커졌다. 이에 13개 게임·인터넷협단체는 게임을 중독 물질로 규정한 근거, 앞으로의 대책, 공모전 중단 및 해명을 요구하는 공개 질의에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개 질의에 참여한 게임협단체는 "성남시가 공모전 주제로 4대 중독을 제시하며 도박, 알코올, 약물과 함께 '인터넷 게임'을 명시했다. 게임을 사회적 해악이나 질병과 동일시하는 프레임을 전제한 것으로, 수많은 게임산업 종사자와 연구자, 개발자, 이용자의 자존과 직결된 문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남시는 명확한 해명이나 사과없이 귀 부처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공모전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해당 표현을 인터넷으로 수정하여 강행하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의 목소리로서 게임·인터넷협단체로서 명확한 입장과 조속한 답변을 요구한다"라고 했다.

총 6개 문항으로 이루어진 공개 질의는 게임을 중독물질 혹은 중독유형으로 분류한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묻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구체적으로는 ▲이번 공모전에 보건복지부가 어떤 방식으로 관여했는지, ▲인터넷 게임을 여전히 4대 중독 중 하나로 간주하는지, ▲게임이 중독과 연결된다는 기존의 부정적 인식을 반복하거나 강화하지 않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지, ▲SNAC에서 인터넷 게임을 인터넷으로 변경 진행하는 상황을 인지했거나, 지침을 내렸다면 차별점은 무엇인지, ▲'게임=중독' 낙인 유발과 용어 변경에 따른 혼란에 공식적으로 사과할 용의가 있는지, ▲공모전을 즉각 중단시키거나 재검토할 의향이 있는지 등에 대한 대답을 요구했다.

이어 공개 질의에 대한 대답을 오는 25일 오후 5시까지 서면 또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라는 요구와 함께, 사회적 합의 및 사실에 기반한 정책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해당 공모전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최근 성남시가 주최하고 성남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이하, SNAC)가 주관하는 AI활용 중독 예방콘텐츠 제작 공모전과 관련하여, ‘게임·인터넷협단체’는 심각한 우려와 함께 다음과 같 은 공개 질의를 드립니다.

당초 성남시와 SNAC는 공모전 주제로 ‘4대 중독’을 제시하며, 도박, 알코올, 약물과 함께 ‘인터넷게임’을 명시하였습니다. 이는 게임을 그 자체로 사회적 해악이나 질병과 동일시하는 프레임을 전제한 것으로, 수많은 게임 관련 종사자, 연구자, 개발자, 이용자들의 자존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이후 언론의 비판에 직면한 성남시와 SNAC는 명확한 해명이나 사과없이, 귀 부처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공모전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해당 표현을 ‘인터넷 게임’에서 ‘인터넷’으로 수정하여 공모전을 다시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게임 관련 종사자와 이용자를 포함한 시민사회의 목소리로서 ‘게임·인터넷협단체’는 다음과 같은 질의를 공식적으로 드립니다. 귀 부처의 명확한 입장과 조속한 답변을 요구합니다.

1. 이번 공모전에 귀 부처 보건복지부가 어떤 방식으로 관여하였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특히, ‘인터넷 게임’을 4대 중독에 포함시킨 지침이나 유권해석이 있었다면, 그 문서나 근거를 공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2. 귀 부처는 여전히 ‘인터넷 게임’을 4대 중독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습니까?

게임을 질병과 같은 맥락에 위치시키는 이러한 관점은 어떤 과학적, 정책적 근거에 기반하고 있습니까?
3. 귀 부처는 게임이 ‘중독’과 연결된다는 기존의 부정적 인식을 반복하거나 강화하지 않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있습니까?

공모전 가이드라인이나 해설자료에 그러한 설명이 없다면,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것인지 공개해 주십시오.

4. 귀 부처는 SNAC에서 ‘인터넷 게임’을 ‘인터넷’으로 변경 진행하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나

요. 그렇게 지침을 내렸다면, 그 차별점은 무엇입니까?

‘인터넷 게임’을 ‘인터넷’으로 변경하여 진행한 근거는 무엇인가요? 두 용어의 의미 차이에

대해 공모전 참가자와 시민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밝혀 주십시오.

5. 위와 같은 ‘게임=중독’ 낙인 유발과 ‘인터넷 게임’에서 ‘인터넷’으로의 변경에 따른 혼란에

게임 산업 종사자와 성남시민, 학부모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용의가 있습니까?

있다면 그 시점을, 없다면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혀 주십시오.

6. 이 공모전을 즉각 중단시키거나 재검토할 의향이 있으십니까?

없다면, 문제 제기와 사회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창작, 산업, 문화,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과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매체입니다. 그것이 도박, 알코올, 약물과 나란히 열거되었을 때, 사회적 낙인과 오해는 그 자체로 실질적인 피해를 낳게 됩니다. 이는 게임 이용자, 개발자, 산업계, 학계가 오랫동안 경계하고 지켜온 가치에 대한 중대한 훼손입니다.

청소년의 건강한 생활을 지원한다는 명분 아래 게임을 일방적으로 병리화하거나 부정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의 일상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왜곡된 접근일 수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귀 부처 보건복지부장관의 명의로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 본 공개 질의에 대한 귀 부처의 입장을 2025년 6월 25일(수) 오후 5시까지 서면 또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해 주십시오.

• 상기 공모전은 사회적 합의와 사실에 기반한 정책적 재검토가 필요하며, 그 전까지 즉각 중단해 주십시오.

게임은 중독이 아닙니다. 게임은 문화이자 예술입니다.

우리 ‘게임·인터넷협단체’는 ‘이용자’, ‘개발자’, ‘기업가’,’연구자’, ‘시민’의 이름으로 묻습니다.

2025년 6월 20일

게임인재단,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정책학회, 한국컴퓨터게임학회, 한국e스포츠산업학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한국게임개발자협회, 게이미피케이션포럼, 현업온라인게임기획자모임, 게임e스포츠웹툰대학협의체, 게임인연대, K게임강국포럼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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