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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서든어택 재계약 협상 '외통수'

CJ E&M 넷마블, 재계약 세부내용 공개해 넥슨 ‘압박’
대체 FPS 다수 확보, 퍼블리셔 변경 시 게임 흥행 안될 것이라는 자신감 표현


넥슨이 ‘서든어택’ 재계약 협상을 앞두고 CJ E&M 넷마블(이하 CJ 넷마블)에게 ‘외통수’를 맞았다. 자회사 게임하이가 단독으로 개인정보 DB 수집과 관련된 ‘인식표’ 업데이트를 감행했다가 오히려 세부내용 공개라는 역풍을 맞게 된 모양새다.

인식표 업데이트에 자극을 받은 CJ 넷마블은 업계 최초로 재계약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넥슨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 셈이다. 과거 드래곤플라이와 네오위즈게임즈가 벌였던 ‘스페셜포스’ 재계약 협상에서도 시끄러운 잡음은 있었지만 계약금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CJ 넷마블 남궁훈 대표에 따르면, CJ E&M은 수익 배분율을 7대 3(게임하이:넷마블)으로 제안했고, 재계약 금액도 150억원으로 책정했다. 또한 게임하이의 모회사인 넥슨을 포함해 다른 회사들도 ‘서든어택’의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공동 퍼블리싱도 제안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간 수익 배분율은 두 회사의 위상과 계약금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5대 5로 분배한다. CJ 넷마블이 게임하이측에 70%를 분배하겠다고 한 것은 그만큼 개발사를 배려했다는 뜻이 된다. 재계약 금액 150억원도 역대 최고 금액으로 말 그대로 ‘파격대우’다.


◆CJ 넷마블, 재계약 세부내용 왜 공개했나

CJ 넷마블이 ‘서든어택’ 재계약 내용을 공개한 것은 7월 10일까지로 못박힌 ‘서든어택’ 서비스 종료일을 앞두고 넥슨을 압박하기 위한 초강수로 풀이된다. 이미 '서든어택'을 대신할 방안이 마련됐다는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든어택’ 재계약이 불발되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다(매출 4.5%, 이익의 6% 수준)는 근거 자료에서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CJ 넷마블 남궁 대표는 기자 회견 때마다 “넷마블을 총마블로 만들겠다”고 언급해왔고, 실제로 최근 ‘솔저오브포춘’을 시작으로 올해 중으로 ‘스페셜포스2’, ‘그라운드제로’, ‘프로젝트로우’ 등 FPS게임들을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프로젝트로우’는 ‘서든어택’을 개발한 백승훈 사단의 호프아일랜드를 인수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CJ 넷마블측은 “서든어택 서비스 종료로 넷마블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서든어택’의 하반기 예상 매출액은 155억원에 영업이익 38억원 수준이라 미미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CJ 넷마블은 지난해 2400억원 매출 중 ‘서든어택’으로 539억원을 벌여들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22.4%에 해당하지만 올해는 그 비중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CJ 넷마블은 ‘서든어택’ 퍼블리셔 변경에 따른 게임 이용자수 감소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CJ 넷마블이 이용자 데이터베이스(DB)를 넥슨에 넘겨주지 않을 경우, ‘서든어택’ 이용자들은 백지상태에서 다시 게임을 즐겨야만 한다. 지금과 같은 인기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된다.

게임하이가 단독으로 개인정보 DB 수집과 관련된 ‘인식표’ 업데이트를 감행한 것도 이러한 점과 무관하지 않다. 게임하이측은 ‘스크린샷을 조금 더 특별하게 꾸며주는 기능’이라고 업데이트 배경을 설명했으나, CJ 넷마블측은 계약 내용 공개라는 초강수로 맞불을 놓았다.

이 외에도 CJ 넷마블은 게임하이와 ‘서든어택2’ 서비스 계약까지 미리 체결해 둔 상황이라는 점도 칼을 뽑아든 이유가 될 수 있다.

반면 게임하이 모회사인 넥슨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졌다. 이번 발표로 인해 재계약이 불발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넥슨이 떠안아야 할 판이다. DB 이전에 합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상당 기간 서비스가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이같은 시나리오대로라면 게임 흥행도 자신할 수 없다.

결국 732억원을 들여 게임하이를 인수한 넥슨은 이제 ‘공개된' 좋은 조건을 그대로 수용하거나, 온갖 위험과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서든어택’ 직접 서비스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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