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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찬 아이온 기획팀장 '한국 게임 자존심 세우겠다'

지용찬 '아이온' 기획팀장 "한국 온라인 게임 자존심 세우겠다"

국내에 이어 중국, 대만,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한 '아이온'이 유럽시장 도전을 앞두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 지역 마케팅을 위해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 참가, '아이온'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다행히 반응은 즉각적으로 왔다. 31개국 458개 업체가 참여한 게임스컴에서 '아이온'은 최우수 온라인게임상을 수상하며 24만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게임쇼가 열린 독일 쾰른까지 날아간 지용찬 '아이온' 기획팀장은 "고생한 보람이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 유럽 게이머들 환호에 '글로벌 성공 보여'

지용찬 팀장은 게임개발자컨프런스에 발표자로 나서 '아이온' 성공사례를 발표하고, 빚발치는 외신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까지 너무나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수많은 관람객들이 환호하고, 자신에게 쉼없이 질문하는 파란눈의 기자들을 보면서 지 팀장이 가진 생각이 궁금했다.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하다가 차츰 적응이 되더군요. 성급하긴 하지만 '아 우리가 해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고 그랬습니다."

닌텐도,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EA 등 쟁쟁한 회사들 부스를 두고 '아이온' 부스에서 한 참을 머무르는 관람객들을 보면서 가슴이 울컥하기도 했다고 한다. 더욱이 개발 도중 개발팀이 다시 셋팅되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결과라 더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현지 시장을 꿰고 있는 엔씨 유럽 관계자들과 호흡도 잘 맞아, 충실한 현지화를 실시한 결과 '아이온'은 아마존닷컴 사전 결제율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게임스컴에 참가한 엔씨 '아이온' 부스에는 수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 아시아 게임에 대한 눈높이 여전히 낮아

이러한 좋은 분위기는 북미와 유럽 기자들에게도 뜻밖의 결과였다. '어떻게 아시아의 게임이 게임시장의 한 주축인 유럽에서 각광을 받을 수 있냐'는 의문에서다. 지 팀장은 18개국 150여명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공통된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온라인 게임하면 우리나라가 1위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우리만의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외신 기자들이 온라인 게임의 대표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를 이야기 하면서 '아이온'의 성공 비결을 묻더군요."

그가 외신 기자들에게 해준 답은 간단했다.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것을 넣었다.' 동서양 게이머들의 취향 차이가 있으면 그것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PvP와 PvE를 넣어주면 된다는 말이었다.

'길드워'와 '시티오브히어로' 나아가 먹튀 리차드게리엇으로 이름을 알린 엔씨소프트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아시아의 작은 개발사로 인식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해외 시장에서 여전히 온라인 게임이 차지하는 위상이 낮아 관심이 적은 탓도 있겠지만, 북미와 유럽 등 메이저 시장을 포함해 글로벌 성공을 거둔 게임이 없다는 사실에서 우리의 현주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GDC유럽 발표자로 나선 엔씨소프트 지용찬 '아이온' 기획팀장(사진)은 '아이온'이 성공에 이르기까지 개발자들은 다양한 문제와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고 말했다.

◆ 한국 온라인 게임 '힘' 보여주겠다

'아이온'은 9월 22일 북미, 25일 유럽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향후 러시아 서비스도 예정된 상태다. 모든 시장이 중요하겠지만 특히 북미와 유럽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이 시장이 매출기준으로 전세계 게임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면 그만큼 글로벌 성공에 다가가기 쉽다. 엔씨소프트가 아무도 찾는 이 없어도 2003년부터 E3에 줄기차게 참가한 것도, 거액을 들여 리차드게리엇을 영입한 것도 메이저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정말 훌륭한 게임인 '와우'의 경쟁작으로 해외에서 인정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온'은 성공했다고 봅니다."

지용찬 팀장의 바람은 의외로 소박했다. 그만큼 전세계적으로 '와우'가 가지는 위상을 너무나 잘 알기에 하는 말일 수도 있다. 엔씨 유럽 관계자조차 '와우' 보다 '아이온'이 인기 좋은 한국 시장을 의외로 바라볼 정도다.

하지만 지 팀장의 각오는 다부졌다.

"해외 게이머들에게 우리나라도 '와우'만큼 인기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래서 더 많이 한국 온라인 게임에 관심을 갖게 하고, 이를 통해 많은 한국 게임들이 해외에서 맹위를 떨치게 해 정말 '온라인 게임의 최고는 한국'이라는 공식을 성립시키고 싶습니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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