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는 지난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2년 신작 발표회에서 FPS 라인업 6종을 발표했다. ‘워페이스’(크라이텍), ‘배터리’(웹젠), ‘워오브좀비’(버티고우게임즈), ‘메트로컨플릭트’(레드덕) 등 퍼블리싱 게임 4종에 ‘창신기’, ‘역전’ 등 자체 개발한 게임 2종이다. 퍼블리싱 4종 중 3종이 국산게임이다. (*괄호안은 개발업체명)
텐센트는 ‘크로스파이어’ 하나만으로 지난해 1조원 가까이 매출을 올렸다. 이 게임은 여전히 인기를 끌며 동시접속자수를 갱신하고 있고 올해 매출도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을 갖고 있는 기업은 동일한 장르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을 꺼린다. 인기작 때문에 후발 게임이 성공하기도 힘들거니와 후속작이 인기작 이용자를 흡수하는 ‘제 살 깎아먹기’(자가잠식)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회사들이 흥행작의 수명이 다했다고 판단될 때 유사 장르의 신작을 발표하고 전작의 명성을 이어가려고 한다.
텐센트의 행보가 경쟁게임 죽이기란 지적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크로스파이어’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게임들의 판권을 미리 확보해 타 업체의 동일장르 게임 서비스를 막았다는 것이다. 더불어 고의로 서비스를 지연시키거나 하는 방식을 취하면 자가잠식도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실제로 중국 퍼블리셔들 중 주력 매출게임의 경쟁작이 될 수 있는 게임을 사다가 서비스를 미루는 방식으로 게임 자체를 죽여버리는 회사들이 있다”며, “국내업체들에게 이미지가 좋은 텐센트가 ‘그렇게 할까’란 의구심도 있지만 지금 행보는 이상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중국 FPS 시장을 더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크로스파이어’가350만명 동시접속자를 기록했지만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시장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중국 게이머들의 입맛이 까다로워 지면서 동일한 FPS 장르라도 콘셉트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틈새시장을 확장시킬 수 있고, 그러한 시각으로 텐센트의 행보를 봐야한다는 의견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시장에서 ‘크로스파이어’의 대체카드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텐센트의 행보는 FPS 장르에 대한 지배권을 놓지 않으려는 행보로 봐야한다”며, “중국 게임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봤을 때 타 FPS 게임이 ‘크로스파이어’ 만큼 성장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