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무트와 함께 달렸던 태양길

바야흐로 2012년 말, 북미에서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TCG '바하무트: 배틀오브레전드'가 국내에 성공적으로 상륙하며 모바일 게임 동향은 크게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시간날 때마다 들어가 클릭만 하면 되는 간편한 조작과 육성, 그리고 일러스트의 강화. 세 개의 진영 등 바하무트가 최초는 아니었지만 뒤에 나오게 되는 모바일 TCG의 틀은 모두 바하무트의 영향을 받았음은 부정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바하무트가 론칭된지 약 4달 뒤 한국에 상륙한 스퀘어에닉스의 '확산성밀리언아서'는 모바일 TCG 강세의 흐름을 그대로 유지시키며 대성공을 거둡니다. 스토리 라인의 진행을 통한 '아서'의 육성과 자신의 카드들을 강화 시킵니다. '바하무트'가 무게감을 자랑했다면 '확산성밀리언아서'는 가볍고, 모에함에 충실함으로서 한국 이용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후에 나오는 TCG들로 하여금 카드를 강화할수록 멋있어지는 것이 아니라 벗는 것이 당연하다는 선례를 남겼죠.
![[데위 News] '파에톤의 추락' 확산성 밀리언아서 서비스 종료 임박](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5100212484133926_20151002125137dgame_2.jpg&nmt=26)
하지만 '확산성밀리언아서'부터는 그 흐름이 180도 바뀌게 되는데요. 익숙한 음악과 함께 '요정출현' 알림이 울리면 이용자들은 하던 일은 내던지고 게임에 접속해 레이드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시간에 이용자들이 참여해야만 하는 이벤트 던전 등을 만듦으로서 게임이 게이머를 붙잡아두는 전략을 시도했고, 이는 성공합니다. 오죽하면 '밀X인생'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을까요?
위의 두 작품의 흥행에 힘입어 수많은 게임 개발사들은 너도나도 모바일 TCG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때부터 일본에서 서비스되던 양산형 TCG들이 한국에 무차별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했고 TCG 자체의 신뢰도와 인식은 낮아져만 갔습니다. 물론 확산성 밀리언 아서도 이러한 기조에 한 축을 담당했으나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던 부분이었죠.
◆파에톤의 추락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카드게임의 왕좌는 2013년도 말에 들어서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빠르게 급변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다소 아날로그적인 측면이 강했던 웹 TCG들은 도태되었고, 그 아버지격인 '바하무트'는 매출 100위권 밖으로 곤두박질치며 다시는 일어서지 못했습니다.
콘텐츠 부족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비슷한 매커니즘의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 언제까지고 이용자들을 '새로운 일러스트'로만 붙잡아두기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가챠'가 등장할 때마다 과금을 유도해야하니 '파워 인플레이션' 현상은 필연적이었고 이는 곧 밸런스 조정의 난항으로까지 이어졌지요.

스퀘어에닉스가 서비스하는 일본 확산성 밀리언 아서는 "핵심 개발자들이 퇴사하는 바람에 기술적인 문제들을 수정하기가 어렵다"며 2014년 12월에 일치감치 서비스 종료 소식을 밝히고 차기작 '괴리성밀리언아서'에 집중했으나, 아이덴티티모바일(구 액토즈소프트)의 한국 '확산성밀리언아서'는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지속해나가기로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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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국 서비스의 독자적인 시스템인 8성 카드를 만들며 근근히 과금 유도 및 서비스를 지속해나가던 한국 '확산성밀리언아서'도, 더이상의 신규 이용자 유입을 기대할 수 없게되자 2015년 8월 서비스 종료 예정일(10월 30일)을 공지하기에 이릅니다.
◆태양마차가 지나간 길은 아름답지 못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 큰 획을 그은 TCG 장르이지만 그들의 마지막은 그다지 아름답지 못했습니다. '바하무트'는 2014년 2월 이후에 8개월간 추가적인 컨텐츠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서도 서비스 종료 공지는 하지 않아 "환불 조치를 해주지 않으려고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탄을 받았습니다. 운영진의 대놓고 손을 놓는 행위는 모바게 한국지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박히는데 일조했습니다.
일본의 '확산성밀리언아서'는 서비스 종료 보상으로 '괴리성밀리언아서'에 연동되는 쿠폰 번호를 지급해줬던 전례가 있습니다. 문제는 '사랑이 너무 과했다'는 점. 기존 '괴리성밀리언아서'를 플레이하던 이용자들의 스펙을 상회하는 카드들을 기존 '확산성밀리언아서' 이용자들에게 지급해서 문제가 됐습니다. 일본 옥션 기준 13만 엔에 해당 코드가 거래되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다행히도 스퀘어에닉스는 바로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를 발표해 교묘하게 이 문제를 빠져나갑니다.
![[데위 News] '파에톤의 추락' 확산성 밀리언아서 서비스 종료 임박](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5100212484133926_20151002125137_5.jpg&nmt=26)
이러한 밸런싱적인 측면에서의 문제를 인지했는지, 한국 '확산성밀리언아서'는 서비스 종료 감사 이벤트로 '괴리성밀리언아서' 카드 자체를 지급하는 것이 아닌, 아이템을 지급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보상 기준 레벨 100 이상, 사용 MC(캐시) 100만 이상일 경우 '우아사하메달 150개', '크리스탈 190개'를 받을 수 있도록 했지요. '우아사하 메달'을 얻는 조건(약 3만 원 소비시마다 15개)을 보면 값어치 자체는 낮지 않은 편입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만, 다양한 매체들이 기사로도 다뤄 큰 화제가 되었던 소재가 있었죠. 바로 '서비스 종료 감사 이벤트 쿠폰'이 중복 사용이 가능했던 데다가, 별다른 보안 장치도 없어 '확산성밀리언아서'를 이용하던 이용자의 초대코드와 ID만 알면 보상을 쏙 빼먹을 수 있는 구조였던 것이 알려졌던 일입니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은 해당 시스템을 부당하게 이용한 이용자 22명을 영구제재한다고 밝혔고, 시스템 오류를 냈으면서 왜 애꿏은 이용자들에게 모든 탓을 돌리려 하느냐는 비판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데위 News] '파에톤의 추락' 확산성 밀리언아서 서비스 종료 임박](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5100212484133926_20151002125137_6.jpg&nmt=26)
아케이드에서 카드배틀 RPG(혹은 TCG), 그리고 캐쥬얼 RPG를 거쳐 최근 '고퀄리티 3D RPG'까지. 단 2년만에 모바일 게임시장은 세번의 큰 변화를 맞았습니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자연스레 이전 인기 장르들은 도태되기 마련이었고, '한철 장사'라는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양산형 게임들도 즐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명맥을 잇고 있는 카드 RPG 기반 게임은 팜플의 '큐라레: 마법도서관', 아이덴티티모바일의 '괴리성밀리언아서' 정도가 있습니다. '큐라레'는 1일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54위, '괴리성밀리언아서'는 72위에 랭크되어 있는 등 아직까지는 50위권 내외에서 꾸준히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확산성밀리언아서'는 31일 안녕을 고하게 됩니다. 그가 과거 어떤 운영방식을 보여줬고, 얼마나 많은 실책을 저질렀는지는 이제 추억거리가 되겠지요. 모바일 게임으로서는 이례적인 3년간의 서비스, 카드게임 장르의 선구자 포지션 등 모든 이야깃거리들. 그 끝맛이 그다지 달콤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글=데일리게임 필진 데위
* 본 기고는 데일리게임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