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이슈] '어렵다, 하지만 해야한다' 엔씨재단이 가는 길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윤송이 이사장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윤송이 이사장
"소통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권리이며, 행복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수단이다."

윤송이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사장이 보완대체의사소통(AAC)을 개발하게 된 이유다. 단순하고 명확하다. IT기업으로서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취지에도 부합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장애인은 20만 명 정도로 전체 장애인 250만 명의 8% 수준이다. 전체 장애인 수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지만 발달 장애인은 매년 약 7천 명 정도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뇌졸중 등으로 언어능력을 잃은 후천적 장애를 갖는 사람도 많다.

나의AAC를 소개 중인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재성 전무
나의AAC를 소개 중인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재성 전무

세상에는 소통으로 고통을 받는 장애인과 그 가족 주변인은 존재하지만 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은 쉽지 않다. 신체적인 장애라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기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만, 발달 장애인들은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더 힘든 것은 AAC를 만드는 사람이 발달 장애인의 상태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인은 신체적인 팔다리를 묶거나 눈을 가리거나 귀를 막으면 간접적으로나마 신체 장애인들의 상태를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지적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발달 장애인의 기분이나 느낌을 비장애인인 개발자가 경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공익 목적의 재단이지만 다수의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일에 먼저 눈이 갈 수 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대로 발달 장애인은 전체 장애인의 8% 수준. 대상이 적기에 홍보 관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있다. 더군다나 발달장애는 사람에 따라 언어 구사능력 차이가 천차만별이다. 적은 대상에 수많은 사례를 염두해 두고 개발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슈] '어렵다, 하지만 해야한다' 엔씨재단이 가는 길

언어, 문화도 장벽이다. AAC는 그림이나 사진 등의 상징으로 소통을 돕는다. 해외에는 영어로 된 AAC가 많지만 시장이 적은 국내는 이러한 연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어버전을 들어와도 상징에 따른 문화적인 차이에 막힌다. 예를 들어, '밥'을 나타내는 그림이라도 한국은 '쌀밥' 그림이, 미국은 '스테이크'나 '햄버거' 그림이 나올 수 있다.

더불어 단순히 어플리케이션 하나만 내놓는다고 해서 끝난 일이 아니다. 사용자와 그 가족, 언어치료사 등이 지속적으로 AAC 사용법을 익혀야 하고, 회사측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야만 한다.

발달장애인에 따라 경중이 다르고, 대상도 적고, 개발에 어려움이 있고 지속적으로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엔씨문화재단은 이러한 어려움에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이기에 꼭 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이재성 엔씨문화재단 전무는 "국내는 해외에 비해 AAC연구가 늦게 출발했고 그만큼 국내 AAC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부족함이 있는 실정"이고 해외 AAC를 구매하는 것도 비싸서 특수학교 등에만 몇 개 있다"며, "기본적인 권리 조차 소외되는 장애인들을 위해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엔씨문화재단은 지난 해 'My First AAC'를 내놓았다. 많은 표현과 상징이 들어갔고 테블렛으로 구동되던 것이었다. 하지만 재단 측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 할 수 없었던 시장 규모와 그에 따른 기기 보급의 한계가 있다고 평했다. 발달 장애인이 사용하기에 너무 복잡하고 테블릿이 대중화 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이슈] '어렵다, 하지만 해야한다' 엔씨재단이 가는 길

이후 선택한 것이 스마트폰. 발달 장애인 등급에 맞춰 기초, 아동, 일반 3가지로 나눴고 낮은 휴대폰 기종에서도 구동이 되도록 했다.

재단측은 개발기술을 독점하겠다는 욕심도 버렸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각국에서 사용토록 개발 정보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고 있다. AAC 역시 당연 무료다.

이 전무는 "AAC를 사용하다 보면 의사소통의 빈도가 증가하고 부모와의 상호작용도 많아졌다"며, "내년 3월 미국 샌디에고서 열리는 국제 컨퍼런스에 정식으로 소개해 발달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발달장애인의 어머니이자 성남시립 장애아전담 한마음어린이집 황보정희 원장은 '장애우'란 단어 사용에 주의를 요구했다. 황보 원장은 "5살 비장애인이 60살 장애인을 장애우라 부를 수 없다"며, "정상, 비정상이 아니라 장애, 비장애로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