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이슈] '짐승뇌' 주장 잠재울 실험 결과 연이어 쏟아져

[이슈] '짐승뇌' 주장 잠재울 실험 결과 연이어 쏟아져
최근 게임이 '짐승뇌'를 만든다는 국내 여론과는 상반되는 실험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게임이 지적 능력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증명하는 연구 결과들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게임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최근 미국 콜롬비아 대학과 프랑스 파리 데카르트 대학은 공동 연구 결과, 게임을 적당히 즐기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더 똑똑하고 학교 성적도 좋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등 7개국에 사는 6세에서 11세의 유럽 어린이 3195명과 그들의 부모 및 교사를 대상으로 게임이 이들의 정신 건강과 인지능력, 사회성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 결과 일주일에 5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고 있는 약 20%의 어린이가 게임을 하지 않는 아이에 비해 지적 기능이 1.7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교 성적도 1.88배 더 높았다. 또한 게임을 하는 아이들은 사회성이 뛰어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더 좋은 것으로 관찰되는 등 사회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슈] '짐승뇌' 주장 잠재울 실험 결과 연이어 쏟아져

이러한 게임의 긍정적인 영향은 16년 경력의 뇌 의학자 서울아산병원 강동화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학설에서도 동일하게 증명됐다.

강동화 교수는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에 'Real-Time Strategy Video Game Experience and Visual Perceptual Learning'이라는 논문을 기고, RTS 게임이 시각?지각 학습효과를 용이하게 한다는 실험연구결과를 발표한 뇌 의학계의 권위자다.

강 교수는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주최한 강연을 통해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등의 RTS 게임을 즐겨 하는 사람의 뇌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시각 지각학습 능력이 발달됐고, 고위인지능력의 발달 또한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시각적으로 무언가를 인지했을 때 이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과정인 시각 지각학습 능력과 지식을 획득하고 사용하는 능력인 고위인지능력이 RTS 게임 이용자에게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실험 연구 결과들은 지난 2011년 3월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의 발언에서 촉발된 '짐승뇌'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들이다.

권 소장은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들은 전두엽의 발달이 늦어져 모든 일에 반사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짐승과 비슷한 상태로 변한다"며 "지금 교실에는 게임 때문에 얼굴은 사람인데 뇌 상태가 짐승같은 아이들이 있다"고 말했고, 이를 게임업계에 책임을 돌리며 "게임사 수익의 10%를 원천징수해 게임 중독 예방, 치료 사업에 쓰자"고 해 논란을 가중시킨 바 있다.

권 소장의 '짐승뇌' 발언은 지난 2002년 일본의 모리 아키오 교수가 출판한 '게임뇌의 공포'라는 책에서 비롯된 논리다. 그는 책을 통해 게임을 즐길 때 사람의 뇌파가 치매 상태인 사람과 비슷하게 변하고 인간성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을 저하시키는 현상을 발견하였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짐승뇌' 논란의 근거가 된 이 주장은 현재 일본에서 학설로 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오사카 대학 명예 교수인 츠모토 타카지 교수는 학회지를 통해 '게임뇌의 공포' 같은 책들이 신경학에 대한 신뢰를 해치게 된다며 아키오 교수의 주장을 비판했으며, 영국 과학 매거진 'New Scientist'도 "실험이나 해석의 상세한 방법 공표돼 있지 않아 결과의 타당성이 의심된다. 결과가 정확하더라도 그것이 두뇌에 피해를 입힌다고 볼 이유가 없다"며 게임 뇌 이론을 근본부터 부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설 발표 후 14년이 지나서도 '짐승뇌' 이론을 증명하거나 보완할만한 신뢰성 있는 자료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게임에 일방적인 공격을 가하는 집단은 아직도 이를 '게임뇌의 공포'에 근거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