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신작 '크로노 오디세이'의 글로벌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연내 출시를 위해 박차를 가했다.
'크로노 오디세이'는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서비스하고 엔픽셀 산하 크로노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MMORPG다. 우주적 공포(코스믹 호러)에 중세풍 세계관을 곁들인 독특한 아트 스타일이 차별화 포인트다. 여기에 시간을 소재로 한 이야기 전개와 콘텐츠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약 72시간 동안 진행되는 테스트는 다양한 매력을 지닌 콘텐츠를 만날 수 있었다. 자유도 넘치는 탐험, 소울류(소울라이크) 장르의 도전적인 전투는 '이 게임은 어딘가 다르다'라는 점을 충분히 보여줬다.
오픈월드로 제작된 필드에는 외계 문명의 흔적으로 보이는 다양한 건축물을 볼 수 있다.
'크로노 오디세이'의 세계는 낯설고 기묘하다. 게임 속 무대는 중세 유럽을 모티프로 한 판타지 세계다. 세테라는 우주적 존재인 '보이드'에게 침공당해 혼란에 빠졌고, 주인공은 시간을 거스르는 능력을 사용해 이들을 물리치는 모험을 떠나게 된다.
게임의 시작은 비교적 평범하다. 수많은 적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주인공이 여러 조력자와 힘을 합치는 모습을 담아낸다. 이후 '벨리아'라는 여성의 도움으로 시간을 넘나드는 힘이 깃든 유물 '크로노텍터'를 손에 넣게 되고, 1년 전의 세테라로 돌아가 보이드의 침공을 막는 활동을 시작한다.
본격적인 모험은 보이드의 강력함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처음 만나는 튜토리얼 보스 '천 개의 창을 가진 자'는 강력한 공격력과 높은 체력으로 이용자를 위협한다. 전투 진행과 흐름에 대해 다 파악하기도 전에 만난 강적이니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레인저의 석궁과 레이피어를 주무기로 공략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만나게 될 보스들을 어떻게 물리칠지 걱정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튜토리얼 보스인 '천 개의 창을 가진 자'가 어렵다면 필드에서 레벨을 높이고, 장비를 갖추고 재도전하면 된다.
사실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천 개의 창을 가진 자' 보스가 있는 인스턴스 던전은 자유롭게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천 개의 창을 가진 자'가 어렵다면 필드로 나가 레벨을 올리고, 충분한 장비와 스킬을 배운 뒤에 다시 도전하면 비교적 쉽게 물리칠 수 있다.
'크로노 오디세이'의 캐릭터 육성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MMORPG의 기본인 레벨업으로 기본 능력치를 높일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무기는 숙련도가 오르고, 이에 따라 다양한 스킬을 선택해서 배울 수 있다. 장비 아이템은 필드 퀘스트 보상으로 얻을 수 있다. 아니면 채칩과 제작을 통해 직접 만들어 쓰는 것도 방법이다.
캐릭터 육성을 위한 모든 활동은 탐험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넓은 오픈월드를 돌아다니며 재료를 채집하고, 돌발적으로 만나는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전투에 필요한 것들이 하나씩 채워진다. 이용자가 갈 곳을 정하고 퀘스트 수행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는 자유도 높은 플레이 경험(UX)은 필수 퀘스트를 따라가는 기존 MMORPG와는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지형지물을 타고 오르는 파쿠르 액션으로 장애물로 막힌 지역도 탐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장애물을 뛰어넘는 파쿠르 액션으로 예상치 못한 곳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절벽을 기어 올라가서 예상치 못한 보상을 얻거나, 숨어있는 보스를 찾아내서 물리치는 경험은 마치 싱글 플레이 기반의 콘솔 게임을 즐기는 듯했다.
'크로노 오디세이'에서 가장 흥미로운 콘텐츠는 보스 전투다. 크로노게이트에 숨은 보이드를 상대하는 것은 시간을 잊고 빠져들기 충분한 매력이 있었다. 게임 속 전투는 기본 공격, 스킬, 특수 액션, 회피 등을 적절한 타이밍에 써야 한다. 이 중 회피는 스테미너 자원을 사용하며, 재사용 대기시간이 적용돼 긴장감을 높인다. 이는 높은 난이도와 제한적인 액션을 재미 요소로 삼은 소울류와 비슷한 플레이 경험(UX)이라 할 수 있다.
스킬은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소모하는 자원이 다르다. 예를 들어 석궁, 활, 레이피어(세검)을 쓰는 레인저는 스킬과 기본 공격을 할 때 기력이 줄어든다. 이때 레이피어로 무기를 교체해 기력을 빠르게 채우는 것은 물론, 특수 액션으로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는 등 여러 가지 액션을 적절한 순간에 쓰는 판단이 중요하다.
필드에 있는 보스 몬스터는 많은 유저가 함께 공략하면 쉽게 처치할 수 있다.
필드에서 만나는 몬스터도 쉬운 상대는 아니다. 물약 재사용 시간이 긴 편이라 상대 공격을 최대한 피하고 때려야 탐험을 이어갈 수 있다. 게다가 강력한 필드 보스가 필드에 배치돼 탐험 난이도를 높인다. 초반 지역에 배치된 '와이번 폭군'은 강력한 화염구를 뿜어낸다. 혼자서 처리하기에는 회피가 어려운 데다 주변에 재생성되는 몬스터도 조심해야 한다. 단, 필드 보스는 3~4명의 이용자가 함께 상대하는 것으로 쉽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던전 보스와 차이점이 있다. 플레이 시간이 긴 MMORPG 특성상 피로도를 줄이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 할 수 있다.
퀘스트 진행과 가이드 시스템이 부족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종종 진행이 막히는 데, 이때 어떻게 하는지 몇 가지 방안을 제공했으면 좋겠다. 보스 전투가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이용자를 위해 탐험과 육성을 먼저 진행하라는 도움말 정도는 첫 보스 전투에서 안내를 해줬으면 한다.
이번 테스트는 MMO, 탐험, 전투 등 세 가지 기본 시스템만으로도 차별화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색다른 아트 스타일로 구현한 고유한 세계관은 보는 재미가 있었다. 탐험을 진행하며 만나는 다양한 장애물을 극복해 보상을 얻는 재미가 쏠쏠하고, 강적에 끊임없이 도전해서 결국 물리쳤을 때 오는 쾌감도 충분했다. 특히 소울류 게임을 즐겨보고 싶었지만, 높은 난이도가 부담스러워 꺼렸던 이용자에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입문작으로 추천하고 싶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크로노 오디세이'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며, 꾸미기 아이템, 편의성 향상 등에 중점을 둔 비즈니스 모델(BM)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