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구기향 전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홍보총괄]
[프로덕트PR] - 아케인(Arcane), 게임사의 애니메이션 도전

갑자기 왜 뜬금없이 '오징어 게임' 타령인가 하겠지만 본인의 본론은 그 뒤다. 그처럼 전에 없던 흥행 가도를 달리던 '오징어 게임'이 2021년 11월 어느날... 한국 넷플릭스의 TV드라마 부문 인기 2위로 내려선 시점이 있었는데, 그 놀라운 연속 1위 기록을 꺾은 것이 의외로 게임사가 만든 애니메이션 시리즈였다.
바로 라이엇 게임즈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케인(ARCANE)'말이다. 그렇다. '아케인'은 놀라운 애니메이션 시리즈였다. 라이엇 게임즈가 6년가량의 시간에 걸쳐 고치고 또 고치고, 고민해 가며 그들의 파트너인 프랑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포티셰 프로덕션과 함께 만든 애니메이션 시리즈. 여기에는 라이엇 게임즈의 대표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LoL)'의 세계관과 캐릭터들의 숨은 이야기가 담겼다.

그래서인지 처음 라이엇 게임즈에서 '아케인' 제작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대중은 물론 게이머들의 관심이 그리 뜨겁지 않았다. 하지만 9월 공개한 트레일러 영상부터, 이매진 드래곤스가 참여한 OST 공개 등 사전 정보가 조금씩 공개되어 가자 업계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1년 11월7일부터, 드디어 라이엇이 세계 곳곳에 넷플릭스를 통해 '아케인' 콘텐츠를 3편씩 공개하기 시작하자 게이머와 일반 콘텐츠 소비자 모두 호평과 관심을 쏟아냈다.
◆아케인, 기대 이상의 흥행
◆왜 이번엔 통했는가
기존에 게임사들이 시도했던 애니메이션, 영화 콘텐츠와 달리 왜 유독 '아케인'만 터졌을까? 그 첫 번째 답은, 단연 탄탄하고 퀄리티 높은 작품 그 자체에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본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들며 게이머들만을 보지 않았다. 물론 그들을 해당 콘텐츠의 중심 타깃, 소비층으로 봤지만 그 이상의 궤도까지 목표했다.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게임 사용자, 게이머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자들, 일반 콘텐츠 이용자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을까', 즉 게이머를 위한 애니메이션 시리즈이지만 동시에 일반 콘텐츠 사용자들에게도 충분히 다가설 수 있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들 수 있을까를 거듭 고민했다.
때문에 본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게임 'LoL'을 모르는 이도 이해하기 쉬운 삶의 양면, 사회의 밝음과 어두움을 모두 담고자 했다. 게임을 아는 이는 출연 캐릭터의 대사 하나하나, 상처 하나하나에도 더 알아보는 부분들이 있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겠으나, 게임을 모르는 이도 애니메이션을 보고 이해하고 빠져드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아케인' 공개 당시 라이엇의 글로벌 CEO인 니콜로 러렌트는 "게임을 더 좋은 게임으로 만드는 요소는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라며 해당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제작 의도를 단언키도 했다. 그토록 갈고닦고 고치며, 게이머와 대중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궤도를 찾고자 했으니... 기존에 타 게임사들이 "게이머들 만의 문화"로 제작해 내놓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와는 대중의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했기 때문에 '아케인'은 미국의 영화 관련 웹사이트이자 리뷰 모음 사이트로 유명한 ‘로튼토마토(Rotten Tomatoes)’와 전 세계 최대의 영화 사이트이자 아마존닷컴의 자회사인 ‘IMDb’를 비롯해 포브스에서도 높은 평점 및 극찬을 받았다. 또 2022년 3월 개최된 '제49회 연례 애니 어워드(annual Annie Awards)'에서는 ▲TV/ 미디어 부문 ▲캐릭터 디자인 부문 ▲각본 부문 등 후보에 오른 9개 부문에서 모두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데 이어 2022년 '에미상(Emmy Award)'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Outstanding Animated Program)'을 포함, 4관왕을 달성했다. 이로써 '아케인'은 '에미상'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부분에서 수상한 최초의 스트리밍 시리즈라는 기록을 남겼다.
◆잘 만들었기 때문, 만이었을까
'아케인'은 재미있다. 화면 구도, 캐릭터 설정도 멋지고 아트 퀄리티도 높으며 OST도 귀에 착착 감긴다. 한데 흥행 이유가 그것 만이었을까? 아니다. 그 흥행 뒤에는 또 하나의 성공 요인이 있다. 바로 새롭고 또 과감하게 서포트에 나섰던 마케팅, 홍보, 퍼블리싱이 그것이다.
라이엇 내부에서는 2021년 11월 '아케인' 콘텐츠 공개에 앞서 1년 전, 수개월 전부터 퍼블리싱 전략 논의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한국 오피스의 KR 라이어터(Rioter)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또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 홍보도 그러했다.

정리=이원희 기자(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