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구기향 전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홍보총괄]
[기업브랜딩] - 글로벌 게임사의 한국 사회환원사업
2012년 2월, 본인의 라이엇 게임즈 첫 출근일의 업무는 한국 대표와 마주 앉아 대화하기로 시작됐다. 홍보 조직을 꾸리고 목표를 잡고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홍보활동을 펼쳐가는 것 외에 내 앞으로 매우 무거운 숙제가 하나 더 떨어져 있었기 때문. 바로 라이엇 게임즈 한국 오피스의 사회환원사업을 기획, 개발하고 런칭하는 것 말이다.
◆회사 측 주문사항
사업 개발에 있어 회사가 원하는 방향이 꽤나 명료하고도 대단히 추상적이었다. '진짜 우리 회사다운 사회환원사업을 기획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플레이어와 라이어터(Rioter, 임직원)들도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무언가를 찾았으면 좋겠다'라는 두 가지 요구가 컸다. 기한이나 예산에 한계를 두기보단 진짜 쓸모 있는, 그리고 유의미한 사업을 원했다. 기획만 잘 되면 미국 본사 측에서도 적극 지지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물론 민간 기업이기에 이윤추구가 제 1의 목적인 것은 맞지만.. 그 기업의 사회적인 역할도 일찌감치 고민하고 준비되어야 한다는 오진호 한국 대표의 의지 또한 선명했다(*사실 이 분 아니었음 본 사회환원사업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본인과 함께 한국 사회환원사업 아이디어를 열심히 본사 어필해 주신 리더다).
한편 그 표면적 이유 외에 라이엇 게임즈는 미국 산타모니카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기업으로서 한국 시장에서 로컬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하는 '외부인'으로 읽힐 수 있다는 면을 크게 우려했다. 그래서 시장 내 한국친화적인 기업 이미지를 확고히 세워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한국 서비스를 이어가야겠단 판단이 컸다. 그리고 시장에 맞는 성공적인 한국 사회환원사업 기획과 런칭을 그 바람을 이뤄낼 열쇠 중 하나라 봤다. 하지만 인지도 바닥에 가까운 글로벌 회사의 매우 한국적인 진심을 꺼내, 사용자와 대중에 알려야 한다니.. 처음엔 답이 영 잘 떠오르지 않았다.
◆정해진 기한
라이엇은 자사의 처녀작이자 대표작인 PC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LoL)'의 한국 서비스 시작을 기념해 2011년 12월 전 세계 'LoL' 서비스에 한국 구미호 전설에 기반을 둔 '아리(Ahri)' 챔피언을 공개했는데, 특히 한국에선 이 캐릭터의 초반 6개월 간의 판매금 전액을 한국 사회 및 한국 사용자를 위해 쓰겠다 약속했다.


거기다 본인은 사실 홍보, 브랜딩, 위기관리 외 사회환원사업 기획, 개발, 운영을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다수 경험한 바 왠지 모를 자신이 있었다(*넥슨의 환아를 위한 사회환원사업 또한 내가 2000년대 초반 최초로 아이디어를 내고 시작한 바 있다).
◆기업의 색에서 시작
그래서 그날부터 매일 찾고 뒤지고 분석하고 멍 때리며 고민했다. 다른 게임사들의 사회환원사업도 살펴보고, 한국 내 여타 외국계기업들, 그리고 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들의 사회환원사업도 살폈다.

사회환원, 사회공헌사업이 기업의 예산 투입의 수익성을 따질 수 없는 영역이긴 하나 사회적 주목을 받고, 칭찬도 받고 더 나아가 기업의 브랜드와 긍정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생각했다. 한국 친화적인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도 얻고자 하는 회사의 속내도 확실하게 있지 않은가.
하여 기본부터 계속 생각했다.
"훌륭한 사회환원사업은 그 기업의 색을 담아야 한다.
다른 회사 이름이 붙어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사업이 아니라 특색 있으면서도
보다 많은 이가 공감하고 동의할 그런 사업을 찾아야 한다"
◆유레카!!
그러다 문득 어느 날 직장 동료들과 수다를 떨다 머리가 번쩍했다. '어!' 싶은 생각이 든 것. 그 빛나는 단초를 발견하자 그간 이리저리 생각해 둔 퍼즐들이 맞춰지는 건 같았고 '오!' 이제부터 냅다 달리기가 가능할 것 같았다.

정리=이원희 기자(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