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K-콘텐츠와 지식재산권(IRP) 협정: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콘텐츠 서비스 수출액은 98억5000만 달러(약 13조6786억 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게임 산업은 51억3000만 달러(약 7조1240억 원)로 전체의 52.1%를 차지했다. 음악(13.4%), 방송·영상(9.7%) 등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게임은 2010년 이후 연평균 16.4% 성장세를 이어오며 K-콘텐츠 수출을 견인해 왔다.
다만 이러한 성장세는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취약성을 안고 있다. 2024년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출은 중국(30.8%), 미국(23.2%), 영국(12.8%) 등 상위 5개국이 전체의 85.4%를 차지했다. 실제로 2022년 중국 게임 시장 침체로 대중국 수출이 전년 대비 27.8% 급감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는 규제나 외교 갈등 같은 외부 변수에 따라 전체 수출이 크게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보완책으로는 우선 정책 인프라 다각화가 제시됐다. 중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된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동, 인도,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과 지식재산권 협정에서 투명성과 집행 규범을 강화하면, 기업의 거래 비용을 줄이고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한 중소기업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FTA 이행 가이드라인 제공, 다국어 표준계약서 배포, 법률·번역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금융·법률·기술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정비하면 해외 진출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고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K-콘텐츠 수출의 핵심 동력인 게임 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국내 투자 활성화와 함께, 단순히 시장을 넓히는 차원을 넘어 기업이 안정적으로 해외에 정착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