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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6] '블루 아카이브' 개발팀이 총력전에서 무작위 요소를 손본 이유

'블루 아카이브' 보스 콘텐츠 총력전 개선 과정과 실패의 경험을 나눈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서정우 기획자.
'블루 아카이브' 보스 콘텐츠 총력전 개선 과정과 실패의 경험을 나눈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서정우 기획자.
'블루 아카이브'에 첫 등장 시 황당한 무작위(랜덤) 패턴으로 많은 지탄을 받았던 총력전 보스들이 지금은 게임을 플레이할 이유를 제공하는 핵심 콘텐츠로 거듭났다. 게임의 장르적 특성과 캐릭터, 보스의 전투 패턴을 다각도로 분석해 반영한 업데이트가 이를 뒷받침했다. 이용자가 통제할 수 없는 무작위 요소로 골머리를 앓던 보스 전투를 다시 즐길 만한 콘텐츠로 되돌린 비법은 무엇일까.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서정우 기획자는 17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 판교 사옥 및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2026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26)' 2일차 강연 '랜덤에서 재미를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 블루 아카이브 보스 개선 포스트 모템'을 통해 지난 1년간 진행한 '총력전' 보스 개선 과정을 통해 얻은 성과와 교훈을 나눴다.
게임에서 무작위 요소는 몰입도를 높이고, 패턴을 늘리는 요소로 자주 활용된다. 하지만 난이도 높은 보스전에서 무작위 요소는 게임의 불확실성을 키워 몰입감을 높일 수 있으나, 이용자가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보스 전투에서 무작위는 지향해야만 하는 걸까. 서 디자이너와 넥슨게임즈 개발팀의 대답은 '아니다'였다.

(출처=NDC 공식 유튜브).
(출처=NDC 공식 유튜브).

수집형 RPG이자 서브컬처 게임인 '블루 아카이브'는 육성한 캐릭터(학생)를 조작해 전투를 진행하는 것이 핵심 콘텐츠 중 하나다.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되며, 이용자는 EX 스킬을 사용할 지역과 타이밍을 결정하는 형태로 전투에 개입할 수 있다.

따라서 전투의 결과는 육성 단계와 캐릭터의 조합으로 어느 정도 결정되며, 평범한 콘텐츠로는 전투의 결과가 결정된 것과 다를 바 없다. 캐릭터의 회피, 그로기, 치명타 등 무작위 난수가 반영되는 부분은 반복 플레이를 통해 극복하는 공략도 가능하다.

(출처=NDC 공식 유튜브).
(출처=NDC 공식 유튜브).
서 디자이너는 "여러 무작위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택틱을 성공할 때까지 리트라이가 일상화된 것이 현재 '블루 아카이브'의 전투"라며 "누구나 보스를 클리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핵심 콘텐츠가 경쟁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운이 좋은 이용자가 상위권에 손쉽게 올라가는 구조가 고착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어 서 디자이너는 "지나친 리트라이는 곧 전투 피로도로 이어지고, 이는 경쟁 콘텐츠에 대한 리텐션 감소와 신규 캐릭터 확보 원동력의 저하로 직결된다"며 보스 개선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여러 파티를 운용해야 하는 신규 난이도 '루나틱'의 도입은 이러한 피로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일 우려가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에 MX스튜디오 전투팀은 '리트라이 횟수 감소'와 '기존 공략 유지'를 핵심 목표로 삼고 보스들의 무작위 스탯과 패턴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먼저 그레고리오와 카이텐저의 회피치를 낮추고, 비나의 명중 및 안정치 버프를 제거해 피해량 편차를 줄였다. 고즈와 호크마 역시 치명 저항을 낮춰 이용자가 원하는 타이밍에 유의미한 타격을 입힐 수 있도록 조정했다.

(출처=NDC 공식 유튜브).
(출처=NDC 공식 유튜브).
무작위 패턴에 대한 과감한 수정도 이루어졌다. 카이텐저, 비나, 호드 등 주요 보스들이 무작위로 사용하던 핵심 스킬을 고정된 타이밍에 사용하도록 변경했다. 난이도가 소폭 오르는 부작용도 있었으나, 이용자의 플레이 피로도를 낮추는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아래 개선이 진행됐다.

특히, 악명 높았던 보스 고즈의 경우 본체가 등장하는 위치를 고정하고 무작위 패턴을 제거하는 대신, 전투 후반부 이동 패턴에 코스트 회복 등 이점을 부여해 위험과 보상이 공존하도록 설계했다. 쿠로카게 역시 무작위 타깃 방식을 순환형으로 개선해 특정 캐릭터가 집중 공격받아 전복되는 불상사를 막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개선 이후 커뮤니티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고, 개발팀에 대한 신뢰도 상승했다. 실제 데이터에서도 클리어에 소모되는 평균 시간과 제한 시간을 초과한 실패 비율이 뚜렷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NDC 공식 유튜브).
(출처=NDC 공식 유튜브).
서 디자이너는 끝으로 서브컬처 게임에서 무작위성이 가지는 한계를 분명히 했다. 이미 캐릭터 획득 과정에서 '가챠(확률형 아이템)'라는 거대한 무작위성을 뚫고 온 이용자에게 전투 내에서의 수동적 난수를 강요하는 것은 재미가 아닌 불쾌감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는 "전투 상황을 변화시키는 무작위성은 분명 신선함과 긴장감을 주지만, 이용자가 통제할 수 없는 수동적 랜덤은 지양해야 한다"며 "불쾌한 경험보다는 이용자와 캐릭터 간의 교감이 무너지지 않는 유쾌하고 호쾌한 전투를 선사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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