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에 게임이 디지털 놀이터가 되야 한다는 주제를 다룬 2026 게임과학 포럼이 개막했다.
게임과학연구원이 인공지능(AI) 시대에 게임을 '디지털 놀이터'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을 중심으로 미래 교육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게임과학연구원은 4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26 게임과학포럼-놀이터 효과: AI와 게임이 만드는 미래 교육'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게임과학연구원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문화재단, 구글이 후원했다.
이날 행사는 AI 시대의 게임을 디지털 놀이터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을 중심으로 정책 제안과 다양한 관점의 발제가 이어졌다. 게임 이용을 단순한 오락이나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게임이 교육과 사회적 관계, 디지털 리터러시 형성에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짚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재정 위원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재정 위원장은 게임 관련 행사로는 취임 이후 처음 참석한 자리라며 게임을 바라보는 정책적 접근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 그는 "놀이터는 안전하기만 한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그 안에서 규칙을 발견하고 관계를 맺으며 여러 가지를 학습하는, 이른바 '건강한 위험'을 만들어주는 공간"이라고 정의하며 "놀이터라는 개념을 게임과 AI라는 새로운 툴과 결합하면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정책적 지원이 이런 흐름을 뒤쫓아가며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인사말했다.
게임문화재단 유병한 이사장은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과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게임 이용을 일방적인 차단과 통제의 대상, 갈등의 원인으로 여겨왔다면 이제는 게임을 인지적·사회적 발달에 필요한 '디지털 놀이터'로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망했다.
게임문화재단 유병한 이사장.
구글코리아 황성혜 대외정책협력 부사장도 "디지털 플랫폼이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공간을 넘어 '디지털 놀이터'로 재정의되고 있다"라며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담아내고, 다층적인 안전 정책을 통해 아이들이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탐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게임과 놀이를 바라보는 심리학적 관점에서부터 AI 기술, 교육, 디지털 정책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의 논의가 이어졌다. 키노트 강연 '놀이의 심리학: 차단에서 리터러시로'를 발제한 게임과학연구원 김경일 원장은 사람을 설명함에 있어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중심으로 게임과 AI시대를 진단했다.
키노트 '놀이의 심리학: 차단에서 리터러시로' 강연을 진행한 게임과학연구원 김경일 원장.
김 원장은 '놀이의 심리학: 차단에서 리터러시로'를 주제로 게임과 놀이가 인간의 창의성과 학습에 미치는 영향과 게임을 일정한 규칙 안에서 이뤄지는 놀이로 정의하고, 인간은 놀이를 통해 기존의 규칙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의 발전이 인간의 능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지만, 기존의 패턴이 깨지는 상황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점도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넥스트 렘브란트' 프로젝트를 사례로 들며 AI가 특정 화가의 작품을 학습하고 유사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화가가 기존의 규칙과 패턴을 깨고 새로운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낸 순간까지 온전히 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 원장은 인간과 AI의 차이를 '게임의 규칙'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이 바로 창조"라며 "그 게임의 규칙을 스스로 바꾸는 게 바로 인간의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AI는 기존 게임의 규칙을 유지하면서 패턴화된 결과물을 보다 정확하게 만들어내는 데 강점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창의성 실험도 소개했다. 주어진 물체를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도록 하는 실험에서 규칙을 조금씩 바꾸자 아이들의 결과물과 사고방식도 달라졌다. 특히 기존의 규칙이나 결과물을 제시하지 않고 스스로 무엇을 만들지 생각하게 한 경우 아이들은 지구 평화를 지키는 로봇, 남북통일 머신, 영구 충전 스마트폰 등 기존의 틀을 넘어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김 원장은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놀이와 게임의 규칙을 재구성하는 법을 배우며, 인간의 창조와 혁신 역시 기존의 규칙을 바꾸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