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구기향 전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홍보총괄]
[기업브랜딩] 사회환원사업 中 코로나19 확산 방지 지원
그 시점을 명확하게 잘 기억하는 이유는, 당시 라이엇에서는 '전략적 팀 전투(Teamfight Tactics, TFT)'의 콘텐츠 업데이트 관련하여 미디어 행사를 준비 중이었고... 코로나19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그 행사의 모든 형식을 바꿔야 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해 본 적도 없는 온라인 화상 미디어 행사로 말이다. 본래 이 행사에는 미국 LA의 본사 개발진들이 화자로 참여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 확산 소식이 연이어 들리자 바로 개발진에 연락을 취했다. 한국에 들어오기로 했던 비행 편을 모두 취소하라고. 입국은 가능할지언정, 행사 후 개발진들이 언제, 어떻게 미국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였다. 그렇게 코로나19는 위협적으로 빠르게... 한국 사회를 긴장시켰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부 지침에 따라 학교가 휴교하고, 회사들도 직원들의 안위를 위해 재택근무를 진행했던 그 시절. 이렇게 코로나19의 위협이 커지자, BTS, 아이유, 김수현 등의 연예인을 비롯해 삼성 등 굴지의 기업들도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 동참의 방법으로 기부금을 내놨다. 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게임업계의 굵직한 기업들도 앞을 다퉈 성금 기부 안을 밝혔다.

◆GO / NO GO 및 예산궤도 판단
사회적으로 너무나 심각한 상황이었기에 코로나19 관련해 사태 극복, 확산 지연의 노력에 동참하는 것은 필수불가결이라 생각했다.
이에 바로 사용가능 예산의 궤도부터 리더십들과 논했다. 사실 이미 2020년 예산을 계획하며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문화재 지킴이' 사회환원사업 대해선 총 8억 원의 기부금을 설정해 둔 상태였다. 이미 해당 예산 계획은 본사로부터 승인도 모두 득한 상황이었다. 조혁진 한국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지원의 기부금 사용을 위해 본사에 추가예산을 승인받기보단, 이미 기승인된 사회환원예산 내에서 운신의 폭을 만들어보자 했다. 조속한 판단과 움직임이 필요했기에 그것 또한 맞는 선택일 수 있다 동의가 됐다.
◆제일 필요한 부분 돕기
단순히 금액을 기부하는 그 이상을 하고 싶었다. 기부의 형태나 기부처도 잘 선택하고 싶었다. 다른 기업이나 연예인들이 그러했듯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대한적십자회 등에 기부금을 보내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사용해 주십사 할 수도 있었다. 그리해도 충분히 의미는 있었을 것. 하지만
'진짜 필요한 곳에 도움이 되는 일을, 라이엇답게 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시간을 지체할 것은 아니었다. 이에 며칠 상간에 빠르게 여러 가지를 기획하고 검토했다.
이때 대구, 경북 지역에 코로나 환자가 크게 늘면서 전국적으로 마스크 대란이 났었다. 이에 어떻게든 마스크를 다량 확보 또는 제작해 기부할까부터 검토했지만, 공기청정기 필터 제작 공장까지 섭외하고 해도… 마스크 제작을 위해 원재료 자체가 워낙 부족했던 시기라 바로 마스크를 만들어내긴 어려웠다.
그러다 대구, 경북 지역에서 밤낮없이 고생 중인 의료진들의 모습이 담긴 뉴스를 접했다. 이들이 사용할 D레벨 이상의 방호복도 부족한 상황이고, 하물며 방호복 안에 받쳐 입을 수술복도 부족하거나 매일 세탁해서 사용키 쉽지 않아 타 지역 대학병원의 수술복을 지원받아 쓰고 있단 이야기들이었다(관련기사 LINK, 관련기사 LINK ).
이런… 환자가 급증해 이들을 돌보기 위한 의료진 투입이 최소 수개월 이상 이어질 텐데 이들을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방호복 등 의료물품들이 부족하다니, 이건 정말 지원사격이 필요한 부분이다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 서는 이들을 보호할 장비조차 없어선 안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다시금 대행사들과 손을 잡고 D레벨 방호복 제작은 어떻게 하면 되는지, 그 프로세스와. 국제규격은 무엇인지, 제작에 필요한 공장들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 등, 발로 뛰기 시작했다.

국제 표준 규격에 맞춰 방호복을 제작할 수 있는 공장을 섭외했다. 단가와 기간도 논하고 필요예산을 확인한 후 바로 대한의사협회에 연락을 취했다. 진짜 방호복이 부족한 것이 맞는지, 민간기업의 기부/지원을 대한의사협회로 바로 드릴 수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규격에 맞게 제대로 제작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었지만, 자사의 기부 계획을 너무나 반겨 주셨다.
한 시가 급하다 싶어 바로 또 한국 오피스 내부와 본사에도 기부계획을 정리해 보고했다. 길고 장황하게 설명키보단 콤팩트하게 현 사회상황과 타사 동향, 자사가 하고자 하는 기부의 의미와 구체적 내용 등을 정리해 설명했다. 지금 꼭 필요한 의료지원물품을 제작해 기부하겠단 아이디어에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다.
이로써 기부 계획 기획, 예산 및 기부 계획 구체화부터 기부처와의 협의, 내부 보고, 승인, 예산 용처 변경까지의 과정이 완료됐다. 여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단 열흘 남짓 만에 추진했다.
이후엔 제작, 검수, 또 제작이었다. D레벨 방호복 1만 벌, 그 내부에 입을 수 있는 수술복 1만 벌을 제작했다. 여러 개의 공장에 나눠 의뢰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만들었다. 그리고 3월 초, 처음 제작이 완료된 물량은 대한의사협회를 거칠 새도 없이 경북지역으로 바로 운송됐다.

게임 플레이어들이 공감했다. 도움이 절실한 곳에 라이엇이 또 한 번 함께했다며 칭찬했다. 단순히 금액적 기부만 후발주자로서 따라붙었다면 특별히 주목 받을 행보가 아니었을 텐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아니었지만 조용히 그리고 담담히 많은 분들이 라이엇의 이 행보를 주목하고 기억해 주셨다.
사실 그렇다. 회사의 예산을 사용해 무언가를 새로 기획, 추진할 때면 그야말로 돈을 '잘' 쓰기 위한 치열한 고민이 끝까지 이어져야 한다 본다. 그 일의 마두를 잡은 사람에 따라 한 기업의 판단과 행보가 완전히 다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늘 책임감 있게 기억하자.

정리=이원희 기자(cleanrap@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