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예 게임 개발에서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반복 작업을 대체하는 것은 흔한 활용법이 되어가고 있다. 몬스터의 생김새를 생성하고, 이용자 패턴을 분석해 밸런스 조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이상한 거래 징후를 탐지하는 등 운영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 AI로 만든 새로운 재미,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로 만드는 맞춤형 일러스트 생성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에 적용된 '커스텀 일러스트 생성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 경험(UX)의 새 지평을 열었다. 2025년 NDC(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등을 통해 공개된 이 기술은 이용자가 자신만의 코디를 AI로 재해석해 고퀄리티 일러스트로 만드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실제 게임 내 스토리 연출과 캐릭터 정보창에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단순한 도트 캐릭터를 넘어, AI가 그린 '나만의 영웅'과 함께 모험한다는 감각을 제공하는 것이다.
'메이플스토리' 모험가(이용자)들은 해당 기능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냈다. 별도의 과금이나 개발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지 않는 색다른 콘텐츠란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학습 데이터 자체의 편향성을 이유로 들며 개인 취향이 반영되지 못한다는 점을 단점으로 들기도 했다. 이런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메이플스토리' 특유의 아트 스타일로 재구현된 자신의 캐릭터(페르소나)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인디 게임 분야에서도 AI를 통한 역할놀이의 고도화가 눈에 띈다. 에이다에덴의 '천일야화', 일레븐닷스튜디오의 '수상한 편의점' 등은 고정된 대사가 없는 NPC를 구현해, 이용자가 입력하는 말에 따라 매번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라이브 서사'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과거 대형언어모델(LLM)이 장기적인 기억을 잃는 AI 건망증 및 환각 현상 문제, AI의 역할을 고정하는 LLM 컨텍스트 등이 아직은 고도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야할 길은 아직 먼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 똑똑한 AI 파트너, 게임을 같이 하는 '친구'가 되다

이용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초보 이용자가 게임에 익숙해질 수 있는 파트너이자 튜토리얼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게임 속 CPC(AI 기반 협동형 캐릭터)는 최적의 낙하지점을 제안하거나, 게임의 흐름을 분석해 치킨(승리)를 돕는 고참병사처럼 행동한다. 단순한 명령 수행을 넘어, 이용자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 반응하는 셈이다.

◆ 코드 작성부터 몬스터 디자인까지, 개발 과정에 스며든 AI

이에 따라 개발자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AI와 함께 게임을 개발하는 파트너의 위치로 올라선 셈이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기획자'로서 가이드를 주면 AI가 '조수'로서 디테일을 보정하고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이를 '휴먼-AI 인터랙션'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바르코 3D'는 자연어 입력만으로 캐릭터의 외형과 아이템의 3D 모델을 생성하고 텍스처까지 즉시 적용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AI 파이프라인 도입으로 인해 게임 개발의 생산성이 과거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복적인 수작업이 줄어든 자리에 개발자들은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창의적인 고민을 채워 넣고 있다.
AI 활용이 그래픽 파트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입력한 문자를 읽어주는 TTS(텍스트 투 스피치) 기능은 AI와 만나 발음과 억양이 정교해졌고, 최근에는 특정인의 목소리 패턴을 학습해 이를 재현하는 솔루션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단, 목소리와 같은 영역은 개인의 특징이 들어난 정보로 볼 수 있어 개인정보보호와 저작권 등 다양한 법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변수가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AI 음성을 쓴 게임들이 성우 집단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 쉬지 않는 AI, 운영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탐지한다

넥슨은 자사 인텔리전스랩스그룹이 이용자의 로그 데이터와 문의 이력을 바탕으로 흥행 가능성을 예측하는 AI를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특정 유형의 이용자가 어느 지점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비포 서비스(Before Service)' 체계를 완성했다. 이는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느끼는 게임의 서비스 만족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2026년 새해를 맞는 게임업계의 화두는 단연 AX다. 인공지능 대전환(AX)의 파고 속에서 한국 게임사들은 단순한 '효율화'를 넘어 '새로운 재미의 정의'를 다시 쓰고 있다. AI와 함께 만들고, AI와 함께 플레이하며, AI와 함께 관리하는 시대. 게임의 미래는 이제 코드와 프롬프트의 결합 속에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하지만 AI가 사람을 대체한다는 거부감, 창작 영역에서 획일화된다는 지적 등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일 수 있는 AI 대전환을 대비하는 한국 게임업계가 온라인게임과 e스포츠처럼 또 한번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