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축구경기에서 이따금 '똥볼'이 나와 관중들의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사진은 2017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서 한국 조영욱이 슛을 시도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426081350057105e8e9410872233824123.jpg&nmt=26)
우리나라에서는 ‘똥’을 욕으로 쓰는 경우가 드물다. 일본어에서는 똥을 뜻하는 ‘쿠소(糞)’를 사용한 ‘쿠소타레(糞垂(れ, 똥싸개)’라는 말은 심한 욕으로 취급한다. 영어를 비롯해 서양에서도 똥은 욕에 자주 포함된다. 반면에 우리는 똥 대신 대부분 성적 비하나 부모 비방과 같은 말들을 써 욕을 한다. 일본, 서양 등과 달리 똥을 욕으로 표현하지 않는 문화를 갖게 된 것은 똥을 농사에 필요한 거름으로 여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똥을 비료로 사용하는 농경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남의 집에 가서 똥이 마려워도 참고 꼭 자기 집까지 와서 변을 봐야 한다는 말도 있을만큼 똥을 생산력의 근간으로 보았던 것이다. 반면 유럽의 경우는 도시가 일찍부터 발달해온 터라 요강에 담긴 똥을 창문 밖에 던져버리는 풍습이 만연해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왜 볼 앞에 ‘똥’자를 붙였을까 궁금한 적이 있었다. 아마도 ‘똥볼’에서 ‘똥’은 더럽다는 의미보다는 가치없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실제로 똥을 강한 욕설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비하적인 표현으로는 널리 쓰였다. 대표적으로 고물차를 ‘똥차’라고 부른다. 오래되고 낡은 차라는 의미이다. 노총각, 노처녀를 가리켜 “저 똥차를 치워야하는데”라며 어른들이 말하기도 한다. 한 때 잘난 척하는 사람들에게 면박을 주기 위한 용도로 “니 똥 굵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또 경상도 사투리에서 얼토당토 않다는 관용적 표현으로 ”니 똥이다“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똥값‘ ’똥개‘ 등은 가치없는 것을 말할 때 쓰는 표현이다.
‘똥볼’은 사람들이 보기에 어설프기 짝이 없는 슛을 말한다. 공이 제대로 뜨지 않고 굴러 가거나, 너무 지나치게 공이 떠서 하늘로 날아가는 홈런성이 됐을 때 이를 ‘똥볼’이라 부른다. 모두 발에 엉겁결에 맞아 공이 방향을 잃는 경우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