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번에 창간 1주년을 맞아 시리즈 인터뷰에 응했던 실무자들 가운데 몇분을 한자리에 모시고 짧은 얘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게임업계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실무자들의 애환과 그들이 바라보는 게임 업계를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2009년 한국 게임 업계를 이끌어 온 '젊은피'들은 지금의 시장과 게임산업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들어 보았습니다. <편집자주>
◆게임업계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이 게임업계에 일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을때의 반응들은 어떤지 궁금하다
소노브이 노성태 팀장(이하 노)=친구들에게 게임업계에서 일한다고 말하면 가장 먼저 꺼내는 이야기는 레벨 세팅이다. 캐릭터 레벨을 올려달라거나 게임머니를 달라고 한다. 물론 불가능하다고 거절하지만 부탁은 계속하더라. 대신에 게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주기는 한다. 거의 1대1 문의를 해준다고 생각하면 되려나.
윈디소프트 정아해 PM(이하 정)=부모님이나 혹은 친척분들에게 윈디소프트에 다닌다고 말씀드렸는데 매번 얼굴을 볼때마다 '어떤소프트?'라고 물어보신다. 초기에는 윈디소프트와 엔씨소프트를 착각하시고 주가 스크랩을 하시기도 하셨다. 내 전공이 인문계였기 때문에 개발업체에서 무슨일을 하느냐고 물어보시기도 한다. 친구들 중에 '리니지'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가끔 해킹당했다면서 나한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땐 친절히 엔씨소프트 고객센터 번호를 알려줬다.
![[창간기획] 미니좌담회 - 게임업계의 미래와 함께](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11101611590017641_7.jpg&nmt=26)
네오위즈게임 이수석 PM(이하 이)=PM일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면 추가로 설명을 해줘야 한다. PM이라는 직책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하더라. 원래 유통업계에서 일하다가 게임업계로 왔는데 전 동료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게임산업이 잘된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면서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예전보다 게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은 분명하다.
정=게임업계에서 일한다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대학교 친구들도 인문계를 나와서 왜 엔지니어가 됐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게임업계에도 마케터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PM이라는 직책도 제조업에서의 PM과 게임산업에서 PM은 다르다는 것을 외부에서는 모른다. 아쉬운 부분이다.
◆아직도 게임업계에 대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는 의견인데... 이런 인식은 언제쯤 바뀔 것이라고 보는가
김=사실 오락실 이야기는 오래된 이야기다. 몇년전에는 게임업계에서 일한다고 하니까 '프로게이머냐?'고 하더라. 이제 어른들도 프로게이머 임요환은 아는 시대인 것 같다. 우리의 아버지 세대는 자식이 오락실에 가면 때리고 학교에서도 혼났다. 고등학교 까지는 게임을 한다는 사실을 숨겨야 했을 정도로 게임은 나쁘다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많았다. 그때 몰래 게임을 하던 사람들이 점점 기성세대가 되고 있다. 40대 게이머들도 많아졌다.
당시 숨어서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은 자식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있다. 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소리다. 10년 후쯤 되면 온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얼마전 주변 지인 중에 한명이 설에 닌텐도 위를 들고 가서 할아버지와 함께 온가족이 재밌게 즐기고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도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은 계속 바뀌고 있다. 게임학과도 많이 생기고 있지 않나. 내가 대학교에 진학할때는 딱 한군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정=어떤 산업이든 인프라가 매우 중요하다. 온라인게임 산업의 경우 인프라는 컴퓨터와 인터넷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어느 정도 인프라는 갖춰졌다고 생각한다. 아까 말했듯이 윈디소프트는 몰라도 엔씨소프트는 많이 안다. 엔시소프트나 넥슨처럼 업계를 리딩하는 업체들이 커지면 산업도 함께 커진다고 생각한다. 산업이 커지면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아직 부족하다. 제조업과 제휴를 진행할때면 게임업계를 너무 협소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부정적인 인식은 계속해서 없어질 것이라고 본다. 영화감독도 처음부터 인기있는, 예술적인 직업이 아니었다. 가수도 예전에는 '딴따라'에 지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산업 초기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문제점이 드러나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앞으로는 나아질 점이 많다고 본다.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기 위해 매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조언을 부탁한다
이=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본다. 게임 전문지는 경제지와 같은 고민을 해야하지 않을까. 타겟층의 수준을 감안해서 기사를 작성하면서도 전혀 게임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기사를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는 기사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물론 네이버나 다음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노=글이 재밌어야 할 필요도 있다. 일단 재미가 없다면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자신이 아는 주제에 대한 재밌는 글이 읽기도 쉽다.
이=용어 대한 설명도 잘 풀어주면 좋겠다. 게임업계에서만 사용되는 말은 일반인들이 알기 어렵다. 잘 풀어서 설명해주면 한층 관심도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정=접근성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 데일리게임 사이트가 아닌 다른 채널로도 기사를 볼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게임 산업 이용자를 넓혀가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매체가 해줘야 한다. 업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대중들이 보다 빠르게 많이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김=스포츠신문이라고 하면 야구, 축구 등으로 정해져 있다. 많은 이들에게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할까. 게임 매체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널리 알려야 게이머들도 늘어나고 게임업계 종사자들도 늘어난다. 게임업계를 잘 몰라서 게임업계에서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노=맞다. 게임업계에 어떻게 취업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해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도 많다. 모르니까 다가서지 않는 것이다. 그런 안내를 매체가 해준다면 보다 좋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이=사실 게임업계는 인력난이 심한 곳이다. 구직자들은 일할 곳이 없다는 소리를 많이 하는데 게임업계는 일을 할 사람들이 없어서 난리다. 10년 전만 해도 펀드매니저, 벤처캐피탈리스트 같은 직업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언론에서 유망직종, 돈을 많이 버는 직업으로 계속 띄워주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게임업계도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 매체에서 게임업계 직업군에 대한 소개를 많이 해주면 게임업체가 인력을 조달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노=동창 모임에 나가다보니 처음에는 게임업계에 대해 잘 모르던 친구들이 언론매체에서 불황속에서 게임업계가 잘된다는 기사를 보고 '게임 잘 나간다며, 네가 한번 사라'고 말하기도 하더라. 이런 것이 매체의 역할이다.
◆최근 웹게임이 많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현재 게임업계는 어떤 장르가 트렌드인가.
노=웹게임은 그래픽 위주 온라인게임보다 역사가 깊은 것으로 안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웹게임을 즐긴 기억이 많다.
이=국내보다는 외국 웹게임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했다.
노=마법사가 돼서 청, 적, 흑, 백 소환수도 소환해서 공격하고 고렙 게이머들끼리 합의를 보면 게임 세상이 멸망하고 리셋되기도 하는 그런 게임도 있었다. 사설 웹게임, 장미전쟁이라는 일본 웹게임을 바탕으로 한 오픈소스 형 웹게임도 있었다.
정=유행이 돌고 도는 것처럼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예전에 유행했던 웹게임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시기가 된 것이 아닐까. 업체 입장에서도 큰 돈을 들이지 않고 개발할 수 있는 웹게임이 대작 게임들보다 위험부담이 적다.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말하기보다는 재발견 정도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노=최근 트렌드라면 아무래도 MORPG가 아닐까싶다.
정=MORPG는 MMOPRG가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세밀한 액션을 부각한다거나 디테일한 그래픽을 구현한다던가. 충분히 차별화되는 부분이 많다. '던전앤파이터'라는 게임이 트렌드를 이끌었고 'C9'을 비롯한 기대작들이 계속 나와주고 있기 때문에 MORPG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본다.
이=사실 트렌드라는 것이 주기를 탈 뿐이지 새로운 장르가 갑자기 대세가 되지는 않는다. 원래 잘 되던 장르는 계속해서 잘되지 않을까. 온라인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쉽지 않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들은 계속 인기가 있기 마련이다. RPG, FPS, 액션, 캐주얼 등 원래 잘되던 장르들이 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나온다면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정=맞다. 한 장르에서 히트작이 나오면 그 장르가 조금 더 돋보이는 정도일까?
김=새로운 게임도 분명 나올 가능성이 있다. 거대한 세계와 현실적인 것이 만나는 그 접점에서 새로운 것이 나올수 있다. 그런 거대한 세계인 게임들에 다양한 장르가 뭉쳐진다고나 할까. 즉 내가 어떤 거대한 세계의 일원이 돼서 두번째 인생을 사는 그럼 게임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우리나라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세컨드월드라는 게임이 있었다. 게임 내에서 돈을 벌어 실제 물건을 주문하면 그 물건이 택배로 현실세계로 오는 식이다. 점점 더 그런 쪽으로 게임이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시도는 항상 익숙하지 않다는 위험요소가 따르지만 선구자가 나타나면 빠른 시간에 '대세'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는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좌담회에 참석한 소감이나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분야가 다른 담당자들과는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다. 게임업계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이=지난번 인터뷰에서도 이런 모임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이번을 계기로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간에 교류의 장이 마련될 수 있길 바란다.
김=게임업계 인력난에 대해 한마디 더 하자면 '게임잡'이라는 사이트가 있지만 그 사이트는 너무 개발자 위주로 움직이는 경향이 많다. 인력 풀도 많지 않다. 채용 공고같은 기사를 많이 실어 주시면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노=좋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또 이런 자리에 나오고 싶다. 게임업계에서 일하다보면 다른 분야의 일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 자리에서 많이 배웠다.
글=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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