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샌드박스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가 자본이나 배경이 없는 청년 개발자들의 새로운 커리어 등용문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형 게임사 퇴사 후 팀을 꾸리거나 군 복무 시절 인연으로 창업에 성공하는 등 이 플랫폼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개발 경험이 부족해도 넥슨의 대표 IP '메이플스토리'의 리소스를 활용해 누구나 게임을 제작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 2022년 9월 국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약 4년 간 글로벌 700만 이용자(2월19일 발표 기준)가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클래식 서버 열풍을 이끈 '아르테일'이 꼽힌다. 전 세계 누적 플레이어 380만 명을 기록한 아르테일은 비전공 대학생이었던 이재진, 조호성 공동대표가 군 전역 후 독학으로 개발해 선보인 월드다. 현재 이들은 40여 명 규모의 게임 개발사 '러쉬에잇'으로 성장했다.
이재진 공동대표는 "메이플스토리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많은 유저분들이 그 시절의 향수와 감성에 공감해주시면서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며 "아르테일이 국내뿐 아니라 대만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에서 큰 호응을 받으면서 더욱 체계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고, 새로운 도전도 이어가고 싶었다"고 법인 설립 배경을 밝혔다.
(제공=넥슨).
러쉬에잇은 지난 6월 17일 대만 시장을 겨냥한 신작 클래식 월드 '창세지풍(創世之楓)'을 출시하며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 대표는 다시 한 번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선택한 이유로 인프라와 IP의 힘을 꼽았다. 그는 "플랫폼에서 서버와 인프라를 맡아준다는 점이 가장 컸고, 메이플스토리 IP의 방대한 리소스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었다"며 "특히 대만 지역에서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IP인 만큼 대만 시장을 염두에 둔 저희에게는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경력직 개발자들이 투입돼 글로벌 성과를 내고 있는 '메이플스타'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스타픽시스튜디오가 개발한 메이플스타는 2026년 5월 기준 국내 누적 플레이어 7만 명, 대만 지역에서는 40만 명을 돌파하며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펄어비스, 두나무 출신의 루미(露米) 총괄 디렉터와 네오플을 거친 욘두(yondo), 웹 개발자 출신의 멍냥펀치(pawpunch), 비개발자 출신의 slave01이 팀을 이뤘다.
이들이 자체 개발력을 갖추고도 샌드박스 플랫폼을 선택한 것은 라이브 서비스의 효율성 때문이다. 루미 총괄 디렉터는 "Lua 스크립트 하나로 서버와 클라이언트를 양방향에서 동시에 개발할 수 있고, 크로스 플랫폼 포팅과 무점검 배포 인프라까지 갖춰져 있어 라이브 관리 효율이 뛰어나다"고 기술적 장점을 평가했다.
(제공=넥슨).
이어 루미 디렉터는 "핵심 로직 개발보다 서버 인프라와 운영 툴 구축에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데,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이 토대가 이미 갖춰져 있어 오롯이 게임성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메이플스토리 IP의 파급력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예비 크리에이터들에게 최적의 플랫폼"이라고 추천했다.
넥슨은 이들의 글로벌 진출과 성장을 돕기 위해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올해는 총 18억 원 규모의 '메이플스토리 글로벌 개발 콘테스트'를 개최한다. 오는 10월7일까지 만 14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본선 진출 및 최종 수상 팀에게는 각각 수천만 원의 개발 지원금과 혜택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