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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상토론] 크로스파이어 사태 종결…달라진 양사 구도

데일리게임이 야심 차게 시작한 '난상토론'이 새롭게 태어납니다. 게임업계 관련 뜨거운 이슈들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기사에 담지 못한 취재 뒷이야기들을 모아 재미있는 코너로 만들어가려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극적으로 중국 '크로스파이어'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네오위즈게임즈와 스마일게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볼까 합니다. 대립각을 펼쳐왔던 양사의 지난 과거와 향후 전망에 대한 기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코너 특성상 반말로 진행되는 점과 다소 과격한 표현이 사용되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편집자 주>


◆크로스파이어 분쟁 종결

A 지난 7일 그러니까 금요일이지. '불금'을 즐기기 위해 치열하게 마감을 달리고 있던 날이었어. 하필 그날은 기획꼭지를 마감하는 날이라 더욱 바쁘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해. 그런데 세시쯤 날아든 한 통의 메일에 난 그만 멘붕하고 말았어.

B 너만 멘붕했냐. 나도 그랬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건이 날아들었지. 그 메일을 보자마자 난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쏴라'던 무하마드 알리옹이 떠오르더군.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어.

C 비단 우리만의 문제였겠냐. 그날 대한민국 모든 게임매체는 깜짝 놀랐을거야. 네오위즈게임즈와 스마일게이트가 예고도 없이 극적으로 화해할줄 누가 알았겠어. 바로 얼마전까지 법원에서 치열하게 공방을 다투던 그들이었는데.

D 그렇지. 그래서 더욱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그들은 도대체 왜 갑자기 화해했을까.

B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돼. 네오위즈게임즈가 그냥 똥줄이 탄거야. 그건 드러난 이번 계약 조건만 봐도 알 수 있지. 사실상 네오위즈게임즈는 중국 크로스파이어 서비스만 이어나갈 뿐 나머지 모든 권리를 포기했어. 상표권 등 모두를 스마일게이트에 넘겨줬단 소리지. 굳이 승자와 패자를 나눈다면 이번 승부에서는 스마일게이트가 이긴 것 같다.

C 내 생각도 그래. 12일로 예정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최대한 막아보려 크로스파이어 악재라도 해결한게 아닌가 싶다. 지금 간당간당하잖아. 악재도 많고. 주가도 완전 바닥이고.

D 양사가 진행했던 소송은 다 취하가 된거야?

B 네오위즈게임즈의 공식적인 전화 멘트로는 현재 합의하고 취하하는 과정에 있다고 했어. 아직 완전히 매듭지어지진 않은 듯. 하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한 잘 해결되지 않을까

A 결과적으로 보면 양사가 쓸데없이 힘겨루기만 한 꼴이네. 스마일게이트가 개발 중인 신작 골프게임 퍼블리싱을 네오위즈게임즈가 맡았거든? 양사가 제대로 전면전으로 붙었다면, 그러니까 감정이 개입됐다면 그 게임 서비스도 엎었을텐데 그러지 않았거든. 그냥 줄다리기만 하다가 막판에 타협을 본 것 같다.

D 네오위즈게임즈가 완전 저자세로 가지 않았을까. 모르지 윤상규 대표가 권혁빈 대표에게 무릎이라도 꿇었을지

A 어쨋든 네오위즈게임즈로서는 너무나 소중한 3년이라는 시간을 얻게 됐어. 자생력을 기르고 도전할 수 있는 여유를 얻은거지. 지금까지 크로스파이어와 피파온라인2 매출에 얽매여 있었던 네오위즈게임즈가 이제 MORPG 블레스와 아인 등 신작으로 매출을 대체할 시간이 생긴거다. 넷마블과 함께 하는 차구차구도 잘 꾸며야겠지.


◆영업이익은 그대로, 매출은 반토막

A 이번 계약으로 중국 크로스파이어 매출 인식 방식에 변화가 생긴 점에 주목해 볼만하다.

B 맞아. 원래는 크로스파이어 중국 매출의 로열티를 네오위즈게임즈가 선인식 후 스마일게이트에 분배해 주는 방식이었는데 그 주체가 서로 바뀌었어. 스마일게이트가 먼저 인식하고 네오위즈게임즈에 나눠주게 됐지. 참고로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연간 1조원 수준이고 로열티는 이중 25% 가량으로 추정된다.

D 그게 뭔 차이가 있나? 어차피 받는 돈은 같잖아.

C 왜 차이가 없어. 당장 눈에 잡히는 매출부터 달라진다. 텐센트에게서 받는 25%의 로열티를 전부 매출로 인식했던 네오위즈게임즈는 이제 스마일게이트에게서 배분받는 액수만큼만 매출로 인식하게 됐다고. 네오위즈게임즈와 스마일게이트와의 수익배분 비율이 어느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5:5로 가정시 크로스파이어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는 소리다. 영업이익이야 예전과 비슷해도 매출은 엄청 깎이게 생겼어.

A 스마일게이트가 중국 크로스파이어 매출을 선인식하는 것을 보고 나서 느낀 건 스마일게이트가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들어간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C가 잘 설명했지만 선매출로 잡는다는 것은 실적을 중시 여기는 상장회사나 하는 행동이거든. 네오플이 삼성전자와 던전앤파이터 계약을 체결할 때도 삼성전자가 선매출을 인식하고 네오플에 배분해주는 구조였다. 상장사인 삼성전자가 높은 실적을 담보하기 위해 그리한거지.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로서는 굳이 중국 매출을 선인식할 필요가 없어. 그런데 왜 그랬을까. 이건 상장을 염두에 뒀다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게 없다.

D 흠 돈 잘버는 스마일게이트가 굳이 상장해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나. 뭐 하지만 근거있는 시나리오인거 같긴하다.


◆경영진 책임은 없나

A 크로스파이어 사태가 잘 매듭지어지긴 했지만 네오위즈게임즈 입장에서는 상처 뿐인 영광이 아닐 수 없다. 40%에 달하는 인력을 정리해고한다지 아마?

B 그렇지. 일단은 희망퇴직 명목하에 퇴직자를 받고 있는 모양인데 좀 있으면 대량 감원을 할 조짐도 보인다. 가뜩이나 추운데 네오위즈게임즈 직원들은 더더욱 차가운 한파를 맞게 생겼어

D 난 이번 네오위즈게임즈 대량 감원 이슈를 접하고 좀 화가 나더라. 실수한건 경영진인데 왜 그 책임을 아랫 직원들이 지고 쫓겨나야하는지 말야. 이번에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하는 임원급은 없는 것 같은데

C 외국의 유명한 농담 하나가 생각난다. 해외 기업은 사업이 틀어졌을 때 1%의 경영진이 책임지고 한국 기업은 사업 틀어졌을 때 99%의 직원이 책임진다는 내용이야

B 누군가 책임은 저야 하는거 아냐? 크로스파이어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뭘 한거야. 또 희망퇴직자를 모을거면 누군가 책임지고 나서서 뒤를 따르게 해야지. 그냥 아랫직원들만 종 내쫓듯 내친다는 거 아냐

C 임원의 연봉이 높은 것은 그만큼 그들이 떠안을 책임의 크기도 크기 때문인거야. 실수하면 책임져라 대신 연봉은 많이 줄게 뭐 이런거지. 즉 자신의 결정이 틀렸을 때는 책임지고 나가라는 건데 그런 임원은 찾아보기 힘들어.

A 연말이고 춥고 그래서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기사로 문제 제기하는 게 타당할 것 같기도 하다.

D 이번 사태가 어떻게 진정될지 모르겠지만 씁쓸함을 남기는 건 사실이야. 이렇게 위기 넘기고 사세 올리면 사람들 뽑을텐데. 그런 직원의 장기적인 비전이라던지 근로조건 강화와 퇴직에 대한 안전장치가 있어야한다고 본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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